부패를 막는 필요악인가, 민중은 덩달이인가?
필명 : 김 자현
신록이 우거져 가네요
피케팅 하는
빌딩 숲 사이사이 초록 잎들이 너울져 오는데
우리는 더욱 도탄에 빠졌는가
지난주 흠뻑 내린 봄비에
한강 너머 뚝섬 미나리 깡에 청개구리 뛰는 봄날이 왔건마는
비둘기 노는 광화문 광장에
수선화 피어 손짓하는데 목울대에 대창을 박으며
외장을 쳐야 하는 우리는 낙타
21세기 비단길 열어야 하는
타는 목마름으로
마른침 삼켜가며 오늘도 동지들 등봉을 잘라 물 나눠 마시며
민주의 숲 우거진 곳에
정의의 푸른 초장을 향해 나아가는 쌍봉낙타
지난한 세월
시리디 시린 사막의 밤을 지나 눈 못 뜨게
흙바람 자욱한 모래 척추 곳곳에
낙오한 동지들 뼈를 묻고 무거운 발을 끌며 오는 세월
자본주의에 굴복당한 빅브라더 잔해가 뒹구는
하이에나 출몰하고 까마귀 우는 골을 지나
그날이 언제 일지, 바로 내일일 것이라는 심지에 불 밝히고
자고 나면 또
내일이라 서로 토닥이며 길을 내고 길에 서서 쉼 없이 걸어가는
푸른 초장에 콸콸 생명의 샘 나타날
가슴에 두 손 모으는 우직한 낙타
머릿속에 그리며 쉬지 않고 오늘을 걷는
쌍봉이었던 것도 잊어버린
단 하나 남은 단봉을 잘라야 할 우리는 단봉낙타
편집 : 김태평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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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주주통신원
heajoe@hanmail.net
이런 아름다운 글로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분은 김승원 통신원이 유일하겠지요.
온 몸이 후줄근하도록 기억 저 너머의 끈적임을 토하는 소설 '태양의 지문' 1편이 함께 올라왔습니다. 글장에 들어가셔서 다른 글들도 많이 보아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