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주변의 풍경
숙소주변의 풍경

2020년도 가을에 떠났던 강원도 태백시와 삼척시를 1박 2일로 돌아보고 너무 짧다는 동생의 의견에 이번에는 강릉시와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을 2박3일로 돌아보기로 하였다. 떠난 날부터 날씨가 좋아 기분 좋은 여행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동생과 나는 형제이긴 하여도 같은 방에서 잔 적이 거의 없다. 12살 나이차로 학교생활과 직장으로 떨어져 있어 집안일을 이야기해본 적도 없었다. 지난 번 여행 때 부모님 이야기와 형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느낀 동생이 이번에도 고향 가까운 곳까지 가게 되어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하게 될 것으로 느꼈다.

숙소 주변과 갯배
숙소 주변과 갯배

양양에다 숙소를 정한 후에 동생이 이곳 대학관계자들에게 연락하여 횟집을 찾았는데, 다니던 곳이나 소개해 준 곳이 모두 문을 닫아서 양양수산항의 요트마리나의 큰집을 찾았다.

운이 좋아서 4월15일 까지 잡히는 감성돔을 맛볼 수 있었다.

갯배와 아바이마을
갯배와 아바이마을

대명 쏠 비치 리조트, 골든 비치 골프장, 동호항 해수 풀장 등이 코로나로 인하여 횟집을 운영할 수 없어서 휴업하고 있다. 쏠 비치 리조트는 호텔과 함께 주중인데도 차가 빼곡히 주차되어있을 정도로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았다.

조식은 호텔에서 예약된 뷔페로 근사하게 하고, 종류별 커피로 디저트와 함께 느긋하게 하였다. 

양양 8경을 일부 돌아보기로 하고 출발하였다. 자주 다녔던 낙산사와 하조대, 죽도정, 남애항을 거치며며 눈요기하면서 남대천을 돌아보았다.

경포앞바다 초당두부 두부젤라또
경포앞바다 초당두부 두부젤라또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소주 한잔할 요량으로 과일과 컵라면을 준비하였다. 늦잠을 자게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침 햇살이 유혹하듯 커튼 사이로 훔쳐 들어오는 햇살을 피할 수 없어서 일어났다.

어제 아침까지도 숙소 베란다에 벗 꽃잎이 날렸는데, 오늘 아침엔 늘어진 가지에 몇 남지 않은 꽃잎이 도시와 다른 아침인사를 한다.

아침을 먹으러 가는 길에 만난 조경과 리조트 배열이 상상 이상으로 아름답다. 코로나로 나가지 못했던 외국의 어느 곳을 돌아보는 듯 해변을 걷기도 하고 산책로도 걸었다.

베르린장벽 디앰지박물관 통일전망대 금강산 앞바다
베르린장벽 디앰지박물관 통일전망대 금강산 앞바다

양양 8경

제1경 양양 남대천 연어들의 고향,
제2경 대청봉 태고의 웅비,
제3경 한계령(오색령) 자연도 함께 쉬어가는,
제4경 오색주전골 폭포와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제5경 하조대 하륜과 조준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제6경 죽도정 파도소리와 죽향이 가득한,
제7경 남애항 동해안의 최고 미항, (영화 ‘ 고래사냥’ 촬영지)
제8경 낙산사 의상대 일출이 아름다운,

속초에서는 아바이 순대 마을과 갯배를 승선해 보았다. 배 바닥에 깔린 와이어 로프를 쇠갈퀴로 감아 잡아당겨 진행방향으로 이동시키는데, 짧은 시간동안 승선한 손님들이 선장을 도와 끌어주는 경험도 한다.

 

아바이마을은 속초지역 38선 이북지역이다. 북한에 편입되어 공산치하에 있었으나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국군의 북진과 함께 수복된 지역이다.

그때 공산치하에서 억압받고 살던 북한지역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남으로 피난을 내려와 황무지에 정착하였다. 그곳에서 아바이순대를 팔면서 장사를 시작한 것이 아바이 마을로 되었다.

아바이 마을에서 직접 가자미식혜를 만든다는 집으로 가서 순대를 시켰다. 주인아주머니를 만나 직접 만든 식혜 두통을 사서 동생과 나누었다. 어머니께서 손수 담아 먹여주던 그리움이 있는 가자미식혜다. 어릴 적 먹던 그 맛 그대로이다. 그래서 더 맛있는 것 아닐까?

아바이마을 어귀의 돌 판에 새겨진 그리움의 글

삶 그리움 흔적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아바이마을”

아바이마을유래
아바이마을유래

속초관광수산시장

어시장에서 골뱅이와 문어 먹거리 장을 보고 시장을 둘러보았다. 깨끗하게 단장되었고 물건을 구입하면 주차권을 발부해 줘서 편하게 식사하고 시장을 돌아볼 수 있다. 시장에서 먹는 해물 요리는 특별히 맛있는데 아마도 싱싱해서 그런가보다.

양양을 거쳐 다른 곳을 보기로 했던 코스를 고성으로 바꿔 통일전망대를 보기로 하고 출발하였다. 나는 두 차례나 방문한 곳이기도 하지만, 초행인 동생에게 고향의 일부라도 보여주고 싶어서 동해안 바다를 끼고 출발하였다.

화물차, 이륜차, 자전거, 도보는 출입이 제한되고 출입신고서는 통일전망대 출입을 위해 통일안보공원에서 신고 및 교육을 받아야한다.

-출입신고서작성

-통일안보교육관에서 7분간 슬라이드 관람

-자기차량으로 통일전망대 이동

중간에 안내판이 없어 교육장을 지나쳤다가 검문소에서 다시 돌아나와 안보교육장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해발 700m에 34m의 높이로 신축된 통일전망타워가 2019년에 개관되어 많은 관광객이 모인다. 이번에는 2층 관람이 통제되어 1층에서만 보았다.

동생의 질문이 많았다. 본적지 주소를 묻고 고향집의 형태도 묻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금강과 파도소리!  또다시 올 수 있을까? 이번이 마지막 같은 기분으로 고향 가는 길을 뒤로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DMZ 박물관을 찾았다.

동서독의 장벽을 보고, 북한사람들이 타고 온 배와 승선 휴대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참 가슴 아픈 분단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느끼면서 돌아섰다.

고성 8경

제1경 건봉사. 제2경 천학정. 제3경 화진포. 제4경 청간정. 제5경 울산바위. 제6경 통일전망대. 제7경 송지호. 제8경마산봉

송지호를 돌아보고 가야진 해변을 겉으로 보면서 고성을 떠났다.

경포대 가는 길에 누나의 강릉시 초당동 옛 시댁(지금은 아무연고가 없다)을 떠올리며 초당두부부터 먹자고 하였다. 조카들이 카톡으로 보내준 집에 가서 초당두부를 먹고 나오는 길에 순두부 젤라또를 시켜먹었다. 달지도 않으면서 맛은 좋았다.

경포대 해수욕장에 들러 5리 바위와 10리 바위를 바라보니 어릴 적 수영하며 놀던 생각이 난다. 동생도 나도  함께 추억하였다.

많이 변했다는 경포호수를 거닐며 추억이 깃든 이야기를 나눴다. 호수를 다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많이 걸었다.

강릉시 창해로 견소동 길에는 30여개소의 커피집이 들어서 있다. 스타벅스도 있고, 크고 작은 집들이 있는데, 바다 쪽으로 주차장이 있어 사람이 많을 때는 주차할 수가 없다. 주차비는 무료다. 주중이라 주차를 하고 커피와 cake를 직접 만드는 집에서 차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강릉의 커피거리는 시끌벅적하지만, 바다 옆의 향취로 인해 맛 모르고 마신 기분이다. 2박 3일이지만 3박 4일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둘이서 눈을 마주치며 소통한 것 같았다.

코로나가 지나가면 동생이 교환교수로 있었던 일본 사가로 함께 여행가는 스케줄을 잡기로 약속하며 강릉을 뒤로하고 떠났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최호진 주주통신원  chj1959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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