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석탄, 탈 송전탑' 깃발을 들고 국회와 청와대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1200리 길 25일 간 대장정에 나선 성원기 강원대 명예교수, 송전탑이 지나갈 예정지의 주민들도 순례길에 동참한다.(제공; 김광철)
1200리 길 25일 간 대장정에 나선 성원기 강원대 명예교수, 송전탑이 지나갈 예정지의 주민들도 순례길에 동참한다.(제공; 김광철)


대한민국 생명 공동체를 위하여

                                         김 광 철

 

25일 간 12백리 길을 걸어

수도권제국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탈 석탄, 탈 송전탑을 외치며

수도권제국의 황성 서울

그 황제의 궁성이 터 잡은 땅 강남

강남에서 사방 500리 땅 경기 수도권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장관도, 대기업 총수에서 직원에 이르기까지

귀하신 몸들이 거처하는 황성

이 권부의 휘황찬란한 밤을 밝히기 위하여

핵 발전, 석탄발전 가리지 않고

제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바닷가 변방 식민지 국가를 향해

철탑, 전기 선로를 세워 수도권으로, 수도권으로 가져 오겠단다

핵 발전으로 방사능으로 오염이야 되건 말건

삼척 사람들이야 미세먼지 다 뒤집어써도

맹방해변 모래가 다 쓸려가고 파괴되어도 상관없고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백두대간이 쇠말뚝에 신음하거나 말거나

오직 제국의 밤을 밝히고 공장을 돌리기 위하여 전기는 가져와야 한다

울진, 월성, 고리, 영광의 핵발전소들

삼척, 강릉, 고성, 보령, 당진, 영흥의 석탄발전소들

밀양 할머니들이 그렇게 싸웠건만 송전 쇠탑은 박혔고

다시 울진에서 봉화, 영월, 평창, 횡성, 홍천을 넘어 쇠말뚝을 박겠단다

국책사업이라는 논리의 탈을 쓰고

핵 발전, 석탄발전, 송전탑이 지나가는 변방국들

수도권제국의 식민지가 되어

전기, 식량, 생선, 쇠고기, 우유 온갖 살림 도구들까지 징발된다

식민지 국가의 땅과 하늘과 바다는 죽어가도 어쩔 수 없단다

제국의 수탈에 식민지 백성들은 죽어도 좋다

수도권제국의 부귀영화를 위해서라면

일본제국이 조선의 기를 끊기 위하여 쇠말뚝을 박듯이

수도권제국은 거대한 송전 쇠말뚝들을 박아 제국의 위엄을 보여 주마

일제가 조선을 삼킬 때 작위주고 땅 주며 회유했던

을사오적, 정미칠전, 경술국적들처럼

수도권제국은 돈으로 변방 식민지 나라의 권력자들을 포섭한다

그들을 내세워 이이제이, 세작 질을 시키며

식민지 백성들끼리 싸움을 붙여 힘을 못 쓰게 만든다

일제가 조선식민지를 통치하던 방법을 그대로 빼 닮았다
 

봉화의 백두대간 길에는 640장의 현수막이 걸려있고, 비 속을 뚫고 서울로, 서울로 진격해 나가는 '탈 석탄, 탈 송전탑' 도보순례단(제공; 김광철)
봉화의 백두대간 길에는 640장의 현수막이 걸려있고, 비 속을 뚫고 서울로, 서울로 진격해 나가는 '탈 석탄, 탈 송전탑' 도보순례단(제공; 김광철)

분기탱천한 변방 식민지국 의병들이 일어난다

맹방 바닷가에 천막을 치고 230일 넘게 농성도 하고

백두대간 길에 640장의 현수막을 내걸고 결사항전을 외친다

제국의 양심들도 의병대열에 끼어 힘을 모은다

탈 석탄. 탈 송전탑깃발, 현수막 치켜 들고

준령도 넘고

장강도 건너며 탈 석탄, 탈 송전탑중단의 대장정에 나선다

삼척에서 울진을 거쳐

봉화, 영월, 평창, 횡성, 홍천, 가평을 넘어

동학민들이 우금치 마루에 모여들 듯이

국회와 청와대를 향해 진격해 나간다

제국도 살고 식민지도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의 공존을 위해

자연파괴, 역사파괴, 공동체 파괴의 제국의 권부를 향해 진격해 들어간다

의병들이여 기죽지마라

너희들이 굳게 단결하고

더 많은 동지들을 모아라

제국에 빌붙어 변방 식민지 백성 팔아먹는

한줌도 안 되는 매국노들을 제압하라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싸워라

고성, 여수, 보령, 당진 사람들이여 너희들도 함께 일어나라

신식민지 해방을 위해 단결하라

수도권제국의 수탈에서부터 벗어나라

너희 자손들에게 부끄러운 이름 남기지 않기 위해

제국과 식민지가 없는 균형발전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무궁무진 영원한 청정에너지

태양과 바람과 물의 나라를 향해

그리하여

미세먼지로부터 탈출하고

기후위기도 벗어나라
 

5월 10일 '탈 석탄, 탈 송전탑' 도보순례단을 맞아 백두대간국립수목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봉화지역 주민들(제공; 김광철)
5월 10일 '탈 석탄, 탈 송전탑' 도보순례단을 맞아 백두대간국립수목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봉화지역 주민들(제공; 김광철)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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