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독자 이어 한겨레 서포터즈 ‘벗’ 초대
김현대 대표이사가 독자들께 드리는 편지

 

33살 한겨레가 후원회원 ‘벗’을 찾아갑니다. ‘국민주 신문’에서 ‘디지털 국민후원 언론’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을 뗍니다.

1988년 5월15일, 한겨레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신문 1호를 발행했습니다. 시민들이 주머닛돈을 털어 만든, 당시로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국민주 신문의 탄생이었습니다. 시대의 염원인 민주화를 이 땅에 정착시키는 데 한겨레는 지난 33년 온 힘을 다했습니다.

정직하게 고백합니다. 돌아보건대 한겨레의 창간은 반쪽 창간에 머물렀습니다.

국민 모금 창간이라는 신기원을 이루고도, 이후 주주·독자들과의 강력한 연대와 신뢰를 쌓는 일을 소홀히 했습니다. 그것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한겨레의 경영과 편집을 지탱하는 결정적인 토대라는 사실을 망각했습니다.

불안정한 대기업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가장 가까워야 할 주주·독자와의 거리도 멀어졌습니다. 언론사로서도 언론으로서도 지속가능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겨레가 세 번째 ‘벗’을 찾는 긴 여정에 나섭니다.

종이신문 시대의 두 ‘벗’인 국민주주와 신문독자에 이어 디지털 공간에서 새로운 후원회원을 모시는 일입니다. 시대가 갈구하는 신뢰언론 한겨레의 토대를 다시 쌓는 일입니다. 후원회원 벗이 벗을 부르고 그렇게 이어진 벗들이 새로운 진보의 지평을 함께 열어가는 한겨레의 내일을 그려봅니다.

유리한 조건이 갖춰졌으니 이 길로 가겠다는 게 아닙니다. 이 길이 아니면 낭떠러지이기에 좁은 문으로 들어서려 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면서 질책과 비판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더디 가더라도 벗들의 간절한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벗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불신을 극복하고 진보의 품격을 끌어올리는 공동의 저널리즘 실험에 함께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보도 의제를 놓고 벗들의 의견을 묻고 생각을 나누는 협업 플랫폼을 가동하고, 오염된 댓글 문화를 어떻게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벗들의 지혜를 구할 생각입니다.

한겨레가 후원회원을 모시는 일은 고질적인 공짜 뉴스 관행을 깨는 큰 도전입니다.

포털의 공짜 뉴스가 선정적으로 유통되는 세상에서 좋은 저널리즘이 싹트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세계의 권위 있는 언론사들이 찾은 답은 디지털 유료화와 자발적인 후원회원제, 두 갈래입니다. 국민주주들의 성금으로 세운 한겨레는 그 정체성에 어울리는 후원 언론의 길로 나가고자 합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을수록 언론의 신뢰를 향한 간절함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누구도 편들지 않고 오로지 진실 보도를 하는 독보적인 신뢰언론 한겨레의 길을 꼭 열겠습니다. 공공재 언론 한겨레의 가장 무거운 책임이고 자부심입니다. 가르치려는 언론이 아니라 벗들 가까이 다가서는 겸손한 한겨레의 자세를 늘 가다듬겠습니다.

한겨레는 한겨레 식구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주주·독자와 후원회원, 세 벗들과 공유하는 사회적 자산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떠납니다. 손을 맞잡을 벗들의 동행을 기다립니다.

저널리즘의 벗 한겨레 발행인 김현대 드림

관련기사 : 창간33주년, 한겨레가 '디지털 후원 미디어'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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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한겨레 33돌] 한겨레 서포터즈 벗 되는 법http://cms.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820
https://support.hani.co.kr/introduce/index.html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서기철 에디터  skc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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