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왔다.
저녁 8시 30분경 해질녘쯤,
창문 밖을 바라보는데 창문에 빨간 필름을 붙였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하늘이 보라빛과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 후다닥 나갔다. 마치 가본 적도 없는 신비한 암실에 들어간 느낌이었다. 정신없이 폰 카메라를 눌렀다. 하지만 폰 카메라로는 그 색이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

 

아쉬웠지만 ‘실시간으로 이런 하늘을 본다는 게 어디야~~하며 그 시간을 만끽했다.

그때 하늘을 가로지르는 경비행기를 보았다.
그들은 얼마나 더 멋진 풍광을 보았을까.
그 시간 그 하늘의 사진을 찍었을까.
나도 그 공간 속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1시간 지나 9시 30분이 되었다.
언제 그런 색을 보여 주었나 할 정도로 환상적인 하늘은 자취를 감췄다.

그래도 그 잔향으로 은은한 코발트빛이 하늘을 물들였다. 
난생 처음 만난 황홀한 저녁 하늘이었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이강욱 주주통신원  kangwook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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