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정병길 통신원의 '모바일 아트' 전시회에 이어 지난 6월 양성숙 통신원의 '멈추어보는 세상'을 담은 사진전이 열렸다. 이번엔 최호진 통신원의  '네번째 스무살을 위하여' 라는 수채화 전시회다. 

그의 그림 중 '장미를 그리는 할아버지'란 제목의 그림이 있다. 그는 이렇게 썼다.

장미 그리는 일은 내겐 피말리는 과정이었다. 남자인 나는 섬세함이 부족해 꽃의 생김새와 향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두려웠다.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의 끝손질 도움이 있어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내 생애 다시는 장미는 그리지 않으려 한다. 그만큼 힘들어서다.

그렇게 힘들었던 시간 덕에 우리는 이렇게 아름다운 장미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최호진 통신원은  2015년 문화센터에서 수채화를 배우기 시작했다.그는 북에 두고 온 고향을,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인상적이었던 여행의 회상을, 그리고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뭔지 모를 감성을 그림 속에 담아냈다. 

그는 팔순잔치를 ‘네 번째 스무 살을 위하여’ 라는 수채화 전시회로 대신했다. 제1회 전시회는 2019년 2월 종로 <문화공간 온>에서 열렸다. 제2회 전시회는 2019년  4월 증산동주민센터 '시루뫼작은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번 온라인 전시회는 3회 전시회인 셈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그간 <한겨레:온>에 올렸던 그림 중 40점을 골라 다시 선보인다. 

그의 그림은 곱다. 색이 곱고 선이 곱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곱다. 그는 부리부리한 눈, 우렁우렁한 목소리, 답답함을 싫어하는 화통한 성정의 상남자형인데, 도대체 어디서 그런 여리고 고운 감성이 나오는 걸까?

그는 늘 바쁘고, 활기차고, 행복하다. 그를 찾는 사람들도 많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도 많다. 그가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는 사랑을 베풀고 받고 산다. 욕심을 버리고 산다. 그렇다. 그가 베푸는 사랑 때문에 그는 행복하다. 그가 받는 사랑 때문에 그는 행복하다. 그가 미련 없이 벗어던진 세상 것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그는 행복하다.

그 모든 행복의 결정체가 바로 그의 그림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따뜻하고 정갈하고 수수하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세상이 아름답다 느껴진다. 행복은 전염되는 것이리라... 그의 그림을 보는 이들도 그를 따라 행복하다. 

참고 기사 :  은평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