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탑골 부처바위를 소개하고 일단 남산이야기를 접을까 한다. 삼릉계곡에서 시작한 남산 탐방이 남산을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다. 경주 남산을 보고 싶은데 시간도 없고 산을 오를 준비도 안 되신 분들에게 탑곡 마애불상군을 가보라 권하고 싶다. 주차장에서도 가깝고 남산 구석구석 있는 불교 관련 유적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남산에 멋진 탑들이 곳곳에 있는데 이 계곡을 탑골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삼층석탑이 있어 그러하다는 말도 있지만 난 부처바위에 새겨진 9층 목탑과 7층 목탑 때문인 것 같다. 옥룡암 뒤편에 높이 약 10미터, 둘레 약 30미터인 큰 바위 사방에 부처님, , 비천상, 승려상, 사자상 등 다양한 형상 34점를 조각해 놓았다. 보물 201호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이다.

옥룡암에서 올라가면서 마주치는 것이 북면이다. 북면은 사찰 전체를 그대로 표현해 놓았다. 9층탑과 7층탑 사이에 본존불을 두고 부처님 위에는 천개를 두었다.

위로 비천상을 새기고 아래에는 사자상을 새겼다. 커다란 바위에 목탑을 그리고 중앙엔 부처님을 모셔놨구나. 단단한 바위에 새겨진 빛은 언제까지나 남아있겠지.

9층탑은 황룡사지 9층 목탑을 새겼을 것이라 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 있는 경주타워, 중도타워와 닮았다.

보문관광단지 중도타워
보문관광단지 중도타워

 

동면에는 극락정토를 표현하였다. 본존물과 협시불을 중앙에 모시고 하늘에는 비천상 8개를 땅에는 목탁 치는 스님상을 새겨 두었다.

동면을 보면서 올라가면 가장 높은 곳에 남면이 나온다.

남면 오른쪽 바위에는 삼존불과 보리수가 있고, 왼쪽 바위에는 감실 안에 스님이 있다. 그 앞에 입불상이 서 있다. 이 입불상은 왼손을 배에 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여기서 기도 하면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많은 여인들이 찾았다 한다.

그 앞에 삼층석탑이 서있다.

 

서면에는 본존불과 비천상 2개가 있다.

왼쪽 비천상은 부처바위에 있는 11개 비천상중 유일하게 발까지 온몸이 묘사되어 있다.

보물 201호가 있는 옥룡암은 민족시인 이육사가 요양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20047월 이육사 미발표 시조가 처음 발굴되었다. 193684일 옥룡암에서 신석초에게 보낸 엽서에 쓰여진 시조이다.

아래 글은 이육사 문학관 홈페이지(http://www.264.or.kr/)서 가져왔다.

 

비올가 바란마음 그마음 지난 바램

하로가 열흘같이 기약도 아득해라

바라다 지친이넋을 잠재올가하노라

 

잠조차 업는 밤에 태워 안젓으니

리별에 든몸이 나을길 없오매라

저달 상기보고가오니 때로 볼가 하노라

 

八月四日(1936) 육필서신(신석초에게 보낸 엽서에 실림)

 

그 때 한겨레에 실린 기사이다.

항일 이육사 시조 햇살’ : 데이터베이스 : 한겨레 (hani.co.kr)

추사 김정희도 옥룡암을 방문해 현판글을 남겼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옥룡암이 1924년 창건된 걸로 보아 아닌 것 같다

옥룡암 일로향각
옥룡암 일로향각

'일로향각이란 현판은 팔공산 은해사 노전에 있는 현판을 모각한 것이다.

팔공산 은해사 '일로향각'
팔공산 은해사 '일로향각'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박효삼 편집위원  psalm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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