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분이란 섬지방의 장례 풍습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초빈(草殯), 외빈(外殯), 소골장(掃骨葬), 초장(草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초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폭 50cm, 높이 60cm, 길이 200cm 정도의 자리(덕대)를 만드는데, 통나무를 이용하여 평상(平床)처럼 만들거나 돌을 쌓아서 그 위에 관을 올려놓고 이엉으로 덮은 다음 짐승의 접근을 막기 위해 솔잎으로 덮기도 하고, 아침저녁으로 돌아보면서 3년여를 지나면 그때 본장을 치른다.

준비과정
준비 과정

자리가 다 만들어지면 관을 덮어주고 고정하기 위한 새끼줄과 멍석을 깔고 그 위에 관을 올린다. 새끼줄은 가로 5줄을, 2줄은 X자로 깐다.
멍석을 깔고 그  위에 관을 올려놓는다. 이때 모서리를 기준으로 사선이 되게 잘라 주고 좌우부터 덮고 상하를 덮는다. 사전에 깔아놓은 새끼줄로 묶어 고정한 다음, 이엉을 덮고 솔가지들을 꽂는다.

멍석깔기
멍석깔기

이때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시신의 다리가 바다 쪽으로, 머리가 산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렇게 마무리가 되면 가족들이 하직 인사를 드린다.

이러한 장례 풍습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삼국지의 동이전에도 이러한 기록이 나온다. 그러나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초분이 행정적으로 금지되면서 서남해안의 섬 지역에서만 유지되어 왔다.

특히 전라남도 완도 청산도, 여수 금오도•안도•개도, 고흥 나로도, 신안 증도•도초도•비금도, 영광 송이도, 군산 무녀도, 부안 계화도 등 전라도 남해안과 서해안 섬 지역에 초분 풍습이 이어졌다.

이엉두르기
이엉두르기

이러한 장례 풍속은 서·남해안 및 도서 지방, 일본의 오키나와 등에 초분이라는 형태로 남아 있다고 한다. 현재는 완도의 청산도에서만 행해지고 있다.

고전번역서인 예기보주 제21권의 기록에 의하면, 천자는 측백나무 관을 사용하고, 제후는 소나무 관을 사용하였다고 한다(天子柏椁, 故諸侯以松). 천자의 측백나무 관은 나무 밑둥을 사용하고, 그 길이가 6척이었다고 한다. 관으로 사용하는 나무도 지위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였던 것이다.

마무리
마무리

 

이러한 초분을 두고 섬 지방에서는 각기 다른 두 개의 설이 있다.

하나는 남자들이 모두가 바다에 나가 장례를 치를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했다는 설이 있으나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마을 전체의 남자가 다 바다에 나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의 일상에서 예부터 첫날과 첫 번째를 중시했던 것처럼 정월에 상을 당해 땅을 파면 1년 내내 땅을 파게 된다는 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즉 정월에 땅을 파고 장례를 치르면 1년 내내 그러한 일이 생긴다고 정월에 상을 당했을 때만 초분을 하지 그 외의 달에는 초분을 하지 않았던 점에서 후자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우리의 전통 장례 문화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 기사 속 4장의 사진 출처는 완도군이 운영하는 유튜브, <희망 완도>로 필자가 제작자의 동의를 구했다. 이는 모두 2019년 4월 30일 완도군 청산도의 초분 시연 행사를 올려놓은 사진이다. 

 

편집 : 박춘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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