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톡톡톡 창에 부딪친다

스르륵 문을 여니 구월 첫 아침이 인사한다

빗물을 머금은 신선한 갈바람이 손을 내민다

침상으로 스며들더니 천정까지 가득 채운다

심호흡으로 그를 맞이하고 하나가 된다

 

구월의 첫 날 아침
구월의 첫 날 아침

 

눈을 잠시 떴다 다시 감는다

사지를 쭉 뻗고 힘을 빼니

전신이 한 장의 종이 되어 바닥에 붙는다

몸이 있는지 없는지 느낌이 없다

어찌 이럴 수가

진정한 평화와 편안이 이런 것인가

이승을 떠나 저승에 진입할 때 이럴까

 

마음과 정신이 육신에서 분리되어

위로 붕 떠 창을 넘고 구름 위를 걷는다

더 이상의 무엇이 그 사이에 개재하랴

욕망의 산실 육신을 떠나야

자유와 해방이 가능한 것일까

구월의 시작과 함께 본연의 참맛을 본다

 


편집: 양성숙 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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