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대를 그리워함은
내 영혼이 한없이 서성이는 그 곳에 당신이 서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맑은 영혼이 가을 하늘처럼 맞닿은
그 곳엔 별빛 같은 사랑만이 촘촘히 남아
긴긴 세월을 가슴으로 가슴으로 보냈었노라고
어둠이 쓸쓸함으로 다가오는 저녁 무렵
당신이 없는 빈 방에 앉아 가만히 마음에 새겨놓겠습니다.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다시 꽃이 피고 지기를 몇 해
가슴에 간직한 그리움은 봄빛으로 하얗게 되살아옵니다.
그러나 가슴 한 켠
삶은 냉철한 것이라고
덧없는 세월이 소리 없이 가르쳐 줄 것입니다.
어느 날 바람이 불고 꽃이 지는 그 날에
우리의 그리움도 소중한 목숨처럼 스러져
땅 속 깊은 곳에 묻히겠지요.
그러나
나 두려움 없이 그대를 사랑함은
내 가난한 영혼이 하루하루
숨 쉬는 그 곳에 당신이 홀로 서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그리움이 붉은 마음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 모르게 또 다시 무성한 풀이 되어
흔적도 없이 자라나 버려도
언제나 당신의 영혼 가장자리에 조용히 남겠습니다.
편집 : 하성환 객원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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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환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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