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계국(출처 : 하성환)
금계국(출처 : 하성환)

                            내 그대를 그리워함은

내 영혼이 한없이 서성이는 그 곳에 당신이 서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맑은 영혼이 가을 하늘처럼 맞닿은

그 곳엔 별빛 같은 사랑만이 촘촘히 남아

긴긴 세월을 가슴으로 가슴으로 보냈었노라고

 

어둠이 쓸쓸함으로 다가오는 저녁 무렵

당신이 없는 빈 방에 앉아 가만히 마음에 새겨놓겠습니다.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다시 꽃이 피고 지기를 몇 해

가슴에 간직한 그리움은 봄빛으로 하얗게 되살아옵니다.

 

그러나 가슴 한 켠

삶은 냉철한 것이라고

덧없는 세월이 소리 없이 가르쳐 줄 것입니다.

 

어느 날 바람이 불고 꽃이 지는 그 날에

우리의 그리움도 소중한 목숨처럼 스러져

땅 속 깊은 곳에 묻히겠지요.

 

그러나

나 두려움 없이 그대를 사랑함은

내 가난한 영혼이 하루하루

숨 쉬는 그 곳에 당신이 홀로 서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그리움이 붉은 마음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 모르게 또 다시 무성한 풀이 되어

흔적도 없이 자라나 버려도

언제나 당신의 영혼 가장자리에 조용히 남겠습니다.

 

편집 : 하성환 객원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하성환 객원편집위원  ethics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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