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겨레 박강수 기자
                                                                                                           사진 : 한겨레 박강수 기자

조금 전 노태우 씨 국가 장례가 끝났습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이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추도사를 하는 김부겸의 입을 확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5년 내내 입으로만 떠들고 한 것도 별로 없으면서, 정권 끝나 가면서 참으로 못된 짓을 한 겁니다. 노태우 국장이라니요, 제정신 가진 인간들이라면 이런 못된 짓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왜 지금까지 분단 76년이라는 민족적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까. 해방 이후 미국 놈들과 이승만에 의해 저질러진 친일파 등용으로, 일제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결과 아닙니까. 그 친일파들이 친미 앞잡이로 둔갑하여 오늘날까지 사회 곳곳에 뿌리 내려, 사대주의에 젖어 깡패 미국 놈들에게 빌붙어 동족을 적대하고 핍박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가, 독립을 방해하고 독립투사를 잡아다 고문하고 죽인 자들을 애국자로 국가유공자로 둔갑시켜 국립묘지에 묻어 놓고 추모하는 나라가 제정신 가진 나라입니까? 독립군 때려잡던 친일파가 묻혀 있는 대전 국립묘지에 위대한 독립투사 홍범도 장군을 안장했습니다. 이 문재인 정권이 하는 짓을 보면 역사 인식이 너무 천박합니다.

국민통합을 위해 노태우 국장을 했다고요? 그렇다면 왜 광주·전남 전북은 관공서조차 분향소를 설치 안 하고 추모행사를 안 합니까? 5.18 관련 단체는 왜 반대 성명을 내고 국가장을 규탄합니까?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 당신들이 말하는 국민통합입니까? 문재인 정권의 천박한 역사 인식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도대체 자라나는 아이들이 노태우 국장이라는 못된 짓을 보고 뭘 배우겠습니까?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아무리 악질적인 일을 해도 권력 잡아 눈에 띄는 성과만 내면 되겠구나, 권력 잡아서 일만 잘하면 어떤 잘못도 문제가 안 되겠구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프랑스는 4년여 나치독일에 점령당했습니다. 독립 후 나치에 부역한 사람들을 무자비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히 청산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교수 학자 언론인 등 지식인들은 거의 다 처형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사회여론을 주도하고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기에, 그런 사람들이 저지른 반국가행위는 여타의 사람들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더 가혹하게 처벌해서 본보기로 삼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철저한 과거청산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프랑스는 제대로 된 나라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독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은 제대로 된 과거청산도 하지 못했고, 그 못된 과거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던 자들과 그 후손들이 기득권 세력이 되어 친미 친일 사대주의에 빠져 통일을 가로막고 동포를 적으로 돌리는 짓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자국민들을 탱크로 총칼로 학살하고 정권을 찬탈한, 12.12 광주학살의 원흉 노태우 전두환을 사형에 처하지는 못할망정 그 주범 하나를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러주다니요, 어찌 촛불 항쟁으로 집권한, 적폐 청산 깃발 더 높인 문재인 정부가 이런 무도한 짓을 저지를 수 있단 말입니까. 하긴 정신머리가 그 정도밖에 안 되니 윤석열 최재형 같은 양아치들을 국가 요직에 앉혔던 것이겠지요. 그러고도 정신 못 차려 광주학살 원흉을 국가장으로 치러주었으니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은 노태우 국가장을 결정한 때부터 사라졌습니다. 문재인 김부겸, 당신들은 엄청난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것입니다. 당신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은 오늘 당신들이 저지른 이 무도한 짓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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