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선도 자르고, 철조망도 거두고

 

여기 있다.  통일 

 

새벽 찬 바람 불어오는 
어스름한 어둠 속에 얼이 서린 정화수 퍼 올려 
흰 사발에 정성으로 담아 장독대 위에 올리시던 어머니의 치성으로 밝게 열린 아침이 있는 날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딸 아들 밥상에 앉아 따뜻한 밥알에 김치, 나물, 김칫국, 된장국, 생선 한두 마리 따뜻한 눈빛 오가는 밥상머리 말 길이 밥이 되는 날이다.
느닷없이 그냥
목포역에서 쾌속열차표 끊어 쾌속으로 평양역으로 가 점심은 평양냉면이나 온면으로 먹고 신의주로 가 들길 좀 걷다가 압록강, 두만강 배회하며 사색을 즐기다
여기 갈까? 저기 가볼까? 셈하고 말다 
막걸리잔 붙들고 평양아줌마, 대동강편지 흥을 돋우며 
놀다 취해서 노들강변 봄바람으로 나긋나긋 청춘남녀와 어울려서 통일 아리랑 불러보자.
하루 여행이라 해놓고 집 나와서 사나흘 북녘 산하와 취한들 양코뱅이가 지랄하랴. 내 조국 내 산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면 어떻고 사나흘이면 어쩔 건가?
여기 있다. 통일 너도 나도 일상에 버거움 모두 잊고 조국산천에 묻혀 통일 아리랑 부르며 왁자지껄 여기 저기 내 조국 천하태평으로 부스러지듯 어우러져 내 강토에 깃들어보자.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tiger3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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