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치는 농어목 고등엇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삼치를 두고 참 많은 이름이 있다. 삼치(鰺䱹), 구어(鰸魚), 마어(麻魚), 망어(亡魚, 䰶魚), 우어(憂魚) 등으로 불리고 있다. 한의학에서 삼치는 마교어(馬鮫漁)라고 한다.


김려(金鑢)가 진해에서 저술한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는 삼치(參差)라고 기록하면서 진해(鎭海)에서는  삼치의 이름이 소곤(鰺鯀)이라 부르며 방어 종류라고 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삼치를 참치(參致), 삼치(三治), 마어(馬魚) 등으로 쓰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는 마어로 썼다고 한다.
 
삼치의 산란기는 12∼18℃의 수온을 보이는 4월에서 6월 사이로 서해와 남해 연안에 몰려와 알을 낳는다. 부화 후 3년이 지나면 산란을 시작하는데 50만∼90만 개의 알을 낳는다. 성장 속도는 매우 빨라서 부화 후 6개월이면 30∼40㎝까지 자라고, 만 1년이면 약 57㎝, 7년이 지나면 103㎝까지 자라는데 가끔 더 큰 놈이 발견되기도 한다.
 

삼치
삼치

 

한때는 나로도에 삼치 파시가 형성되기도 하였으며, 동인천에는 삼치 거리가 있을 만큼 많이 잡혔다고 한다. 해양수산부가 2006년 3월 7일을 삼치 day로 정했다. 삼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함이었다.

삼치를 두고 생긴 말에 ‘삼치 한배만 건지면 평안 감사도 조카 같다’는 속담은 삼치 맛이 좋아 높은 가격에 팔렸으며, 한 밑천 톡톡히 건질 수 있는 생선이었음을 말해 준다. 언제 생긴 말인지는 모르지만 '어식백세(魚食百世)'란 말이 있는 것을 보면 그 맛과 영양가를 높이 평가한 말일 것이다.
 
진해 사람들은 삼치 알을 용란(龍卵)이라고 부르고 그 맛도 일품이라고 한다. 또 삼치를 참어(醦魚)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이는 삼치가 방어 맛과 비슷하지만, 신맛이 더해 신(酸) 맛을 참(醦)이라고 불러 그렇게 된 것이라고 전한다고 한다.

삼치는 살이 희고 부드럽기 때문에 아이나 노인들도 먹기 편하다. 본래 삼치는 예로부터 이름이 없어 어부들 사이에 그저 횟감으로 맛이 기가 막히게 좋은 물고기로만 전해왔다고 한다.

이 삼치라는 말이 생긴 유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조선 중기에 서울에서 자란 선비가 벼슬길에 올라 마침내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하였다.

그는 부임하고 곧바로 관내 초도 순시를 하게 되었는데, 마침 남해의 어촌에 이르자, 고을 원님은 그 지방에서 잡힌 이 훌륭한 물고기 회를 술안주로 관찰사에게 대접하였다.

평생 처음 먹어보는 관찰사는 그 맛에 즉석에서 그만 반해 버렸다.
그는 순간 이렇게 맛이 있는 회를 자신만 혼자 즐긴다는 것이 임금께 죄를 짓는 것 같아, 가장 크고 좋은 물고기를 잘 포장하도록 하고 충성스러운 사연을 적어서 함께 한양의 임금께 올렸다. 여러 날을 걸려 한양에 도착한 관리는 먼저 상감께 글을 전한 다음 그 물고기를 진상하였다.
 
기쁜 마음으로 이를 받은 임금은 얼마 뒤 상 위에 올라온 물고기의 맛을 보니 비릿하고 상한 냄새에다 맛이 이상하여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상감은 “이놈이 나를 능멸하였구나!”하고 즉시 그를 파직하고 말았다.
한편, 칭찬과 함께 큰 상이 내려질 것이라 믿고 기다렸던 관찰사는 뜻밖에도 파직 소식을 듣고 “이 고기 때문에 내가 망했으니 이 고기는 나를 망하게 한 '망어(亡魚)'임이 틀림없구나!”하고 크게 한탄하였다. 이때부터 이 물고기는 비로소 ‘망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라고 전한다.
 

이 고사를 지금 와서 해석해 보면, 쉬 상할 수 있는 삼치를 교통편도 마땅치 않은 시대에 전라도에서 한양까지 보냈으니 부패했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아무리 좋은 생선도 현장에서 제철에 맛보는 것이 최고의 진미를 맛 볼 수가 있다.

충청도에서는 거부감이 극에 달했는지 삼치를 우어(憂漁) 라고 불렀는데, '근심 우' 자로  근심을 불러오는 물고기라는 의미를 부여하여 먹기를 꺼린다는 말이 전한다. 삼치가 푸대접을 받았던 것은 망어라는 이름이 생기면서이지만 어민들은 삼치가 최상의 맛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즐겨 먹었던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이 무지한 놈들이 그 맛을 알고 자기들만 먹으려고 삼치는 조선 사람이 먹기엔 아까운 생선이라고 하면서 잡히는 대로 일본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해방 이후에도 남해 바다에서 잡힌 삼치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었으며, 실제로 일본 배가 완도까지 직접 와서 남해안에서 잡은 삼치를 모조리 실어갔다.

삼치는 지금이 제일 맛있는 계절이다. 남해안 바닷가를 여행할 때 꼭 드셔보시기 바란다.

 

편집 : 박춘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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