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권말선

 

처음 뵙겠습니다
선배 언니들께
말씀은 많이 들었어요

언제 오실까 
어떤 모습일까
얼마나 머무르실까
두루 궁금했는데
막상 뵈니 초면이라 그런지
살짝 당황스럽군요
제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친해지면 좋겠어요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건
때때로 당신 탓을 하더라도
또 때로 당신을 외면하더라도
너무 서운해 마셔요
시나브로 생겨난
마음의 여백에 움찔 놀라
긴장과 적응을 반복하며
익숙해지려 애쓰는 중이랍니다

우리가 이렇게 만나게 된 건
즐겁고 뜨겁고 아픈 시간 지나오며
나이 오십을 맞은 덕분인 듯해서
뿌듯한 마음도 없지 않답니다
우습겠지만..., 정말이에요

이리 오셨으니
계시는 동안
모쪼록 편히 지내셔요
뜨거움도 아픔도 눈물도
뭉글뭉글 녹여가며
잘 지내보아요, 우리

 

삶 곳곳에 여백이, 마음에도 여백이... ​​​​​​​가을이 퍽이나 깊었습니다.
삶 곳곳에 여백이, 마음에도 여백이... 가을이 퍽이나 깊었습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권말선 주주통신원  kwonbluesun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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