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죽었다

권말선
 

평소 미워하던 사람이라도
설령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의 죽음 앞에서는
잠시 명복을 빌어주는게
우리네 순전한 마음인데

살인마, 군부독재자였던
90살 놈의 죽음 앞에
명복은 커녕 분노를 보낸다

왜 죽였느냐
왜 끌고갔느냐
왜 짓밟았느냐
물음에 대답도 없이
무릎꿇는 죄닦음도 없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벼락도 맞지 않고
왜 지금껏 멀쩡히 살아왔느냐고
소리질러 본다
화를 내본다

왜 저놈을 사면해줬는가
마지막 분, 초까지 감옥안에서 살며
부끄러움이 뭔지 알게했어야 했는데
저것도 인간이라고 경호를 해 주고
착취와 은닉의 재산으로 
대대로 뻔뻔하게 잘 살게 하느냐고
삿대질 하며 따지고 싶다

광주의 영령들이시여
독재의 희생자들이여
놈이 묻힐 땅이라면
놈이 베고 누울 땅이라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물길하나
돋아나게 마시라
허락하지 마시라
살아 진정한 사죄 한마디 없었던 놈
죽어서라도 목마르게
죽어서라도 외면당하고 
죽어서라도 지탄받게 하시라
가슴을 쳐 본다

저 뻔뻔한 삶과 죽음을 보았으면
이 울분의 삿대질을 보았으면
입 가진 자들은 귀를 열고 들어야하리니
그 놈의 권력에 빌붙어 대통령질 해먹다가
지금은 감옥에 갇힌 이명박근혜에게
누구라도 감히 ‘사면’을 이야기 말아라
함부로 뱉었다간 그 입을 찢어놓고 말테니

"탄핵!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그 날 촛불 밝혔던 우리
다시금 마음 다져야 하거니
그 놈을 찬양하는 자 누구라도
대통령 되는 일 없게 해야 한다
살인마를 닮은 대통령이란 
차마 우리에게 없어야 하리니!

전두환이 죽었다
죽어버렸다
놈의 죽음 앞에서
우리 뜨거운 결심은 하나
“독재타도, 살인마 처단”
지금도 왕왕한 그 외침 이어받아
“적폐청산, 민중이 주인인 세상”
바로 이것이다!

5.18 광주 민주 항쟁 현장;  전두환 물러가라, 계엄령을 해제하라, 김대중 석방하라 등이 주 구호였다..
5.18 광주 민주 항쟁 현장; 전두환 물러가라, 계엄령을 해제하라, 김대중 석방하라 등이 주 구호였다..(사진출처 : 한겨레온 DB)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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