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2일 금요일에 5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빼앗겼다. 법정 주 40시간 근무가 정착한 지 상당한 시간이 떠나간지라, 적지 않은 사람에겐 금요일은 주말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또한, 금요일(金曜日)은 ‘황금 요일’(Golden Day)이다. 웬걸, 이번 금요일은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검은 금요일)인가. 그날, 누군가는 검은 상복을 입어야 했다.

7일간(11.07~11.13),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 9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사망사고 발생의 하루 중의 분포는 오전 4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금은 5명, 월, 화, 목, 토는 각각 1명이다. 수요일에 해당한 사망사고 속보는 없다. 재해 유형 분포는 우선 떨어짐 7명이다. 언제쯤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는 사망사고 속보 횟수가 떨어지려나. 그 외는 깔림 1명, 매몰 1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2명(서울과 대구는 각각 1명), 광역도 7명(경기 5명, 충남과 전남은 각각 1명)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삼가 정리해본다.

지난해 10월 쿠팡물류센터에서 심야근무를 마친 뒤 집에서 숨진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왼쪽 둘째)씨가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한겨레, 2021-02-21.
지난해 10월 쿠팡물류센터에서 심야근무를 마친 뒤 집에서 숨진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왼쪽 둘째)씨가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한겨레, 2021-02-21.

11월 8일(월), 15:12분경 경기 고양시의 어느 건물 승강기 검사 현장 내에서 승강기에 대한 정기 안전검사 중 21층 승강로(elevator hoist way)에서 11층에 위치한 2호 승강기 운반구로 노동자  ㄱ(51·남)씨가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1월 09일(화), 11:21분경 대구의 어느 건물 외벽 조명 교체작업 현장에서 A형 사다리를 일자형으로 펼쳐 조명 교체작업 중 사다리에서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에 관한 <사망사고 속보>는 사고가 발생한 지 6일째인 11월 15일에 올라왔다.

11월 11일(목), 17:11분경 충남 사천시의 어떤 보수공사 현장에서 캐노피 누수를 막을 목적으로 실리콘 코킹 작업 후 A형 사다리에서 내려오던 중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전주 객사 서쪽의 건물인 서익헌이 뒤틀림 현상으로 인해 지붕을 철거한 뒤 다시 짓는다. 전주시 제공. 출처: 한겨레, 2018-07-09.
전주 객사 서쪽의 건물인 서익헌이 뒤틀림 현상으로 인해 지붕을 철거한 뒤 다시 짓는다. 전주시 제공. 출처: 한겨레, 2018-07-09.

11월 12일(금), 10:22분경 경기 남양주시의 어느 창호 보수공사 현장에서 3층 창호 새시 고정작업 중 창호 새시가 탈락하면서 8m 아래로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0:32분경 경기 광주시의 우수관 공사 현장에서 굴착면 하부에서 엘리베이션(elevation; 높이) 확인 중 토사가 붕괴하여 노동자 1명이 매몰돼 목숨을 빼앗겼다. 17:54분경 경기 화성시의 설비 철거공사 현장에서 건조설비 철거작업 중 기울어진 건조설비 상부에서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7:54분경 전남 신안의 전주 철거공사 현장에서 전주를 철거하려고 전주에 올라가 작업 준비 중 노후화한 전주가 부러져 함께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노동자 1명이 부러진 전주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4:50분경 서울의 어느 외벽 보수공사 현장에서 건물 외벽에 대한 도장과 방수 공사를 하려고 건물 옥상에서 달비계를 타려던 중 바닥으로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2021. 11월 13일(토), 11:00분경 경기 김포시의 지붕보수 현장에서 지붕 위에서 작업 준비 중 썬 라이트 지붕을 밟고 약 5m 아래로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잊지 않으리!

대한민국 103년 11월 24일

편집: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f61255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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