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에서 찍은 사진 몇 장이 짧은 동화 한 편이다.

 

높고 낮은 구릉들로 이루어진 올림픽공원은 종종 예상치 못한 장면을 선사한다. 이날이 그랬다. 사진을 찍는 이에겐 행운이다. 구릉 너머로 드넓은 하늘이 펼쳐치고 파란 가을 하늘에 흰 구름이 두둥실 떠간다.

그 풍광을 담는 사진가가 내 시선에 들어온다. 좀 더 높은 구릉에 한 쌍의 연인도 앉아 있다.

이번엔 사진가의 카메라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뭘까 나도 따라가 본다.

여친의 손에는 풍선이 들려 있고 카메라 든 남친은 여친을 멋지게 담아 보려고 여념이 없다. 먼 곳에서 사진가는 기다리고 기다린다. 나는 그 기다림을 놓칠세라 셔터를 누른다.

한 두 번 셔터를 누르더니 더 기대할 것이 없는지 사진가는 자리를 떴다. 나만 멀리서 연인 놀이를 지켜본다.

" 그래 그 자세로 앉아봐"

"이제는 한번 서 볼래"

남친의 주문이 먼 곳까지 들려오는 듯하다.

사진놀이를 끝낸 연인은 대자연의 품 속에 작은 점으로 안겨 있다.

조금 가까이 그들의 모습을 당겨 본다. 높은 구릉 위에 연인 한 쌍도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다.

동화 속의 이야기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해피엔딩으로 끝내자 ㅎㅎ

오래도록 애정이 변치 않기를....

2021년 11월 11일 미세먼지가 덮쳐오기 전 맑은 가을 하늘 아래서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ssooky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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