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12.05~12.11), 하느님은 조금 차분하셨으리라. 그 앞선 주간에는 무려 15명이 하느님 당신을 찾아오는 바람에 그들을 위로하느라 바쁘셨을 텐데, 이번 주간에는 집에도 들르지 못하고 하늘로 퇴근한 노동자가 6명으로 크게 줄었기에 말이다.

사망사고 발생의 하루 중의 분포는 심야 2명, 오전 2명, 오후 2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금요일 3명, 일, 월, 화는 각각 1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2명, 깔림 2명, 끼임 2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2명(서울 1명, 부산 1명), 광역도 4명(경기 2명, 강원과 경북은 각각 1명)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삼가 정리해본다.

벨트 슬링 표시 위치 사례.  출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벨트 슬링 사용·점검 등에 관한 기술지침, 2020.12.
벨트 슬링 표시 위치 사례. 출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벨트 슬링 사용·점검 등에 관한 기술지침, 2020.12.

12월 5일(일), 14:57분경 부산의 어떤 방음벽 설치현장 내 화물 크레인에 케이지를 벨트슬링(Belt Sling; 크레인의 훅이나 기타 권상기(捲上機)에 하물을 달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벨트)으로 체결하여 방음벽 설치작업 중 벨트슬링이 화물 크레인의 줄걸이(hook)에서 빠지면서 케이지가 기울어져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2월 6일(월), 12:26분경 경기도 수원의 어떤 장비 운반현장에서 탑차(塔車; 지붕이나 뚜껑이 있는 화물 자동차)에 화물을 싣던 중 탑차 내부의 장비가 움직여 위치를 다시 잡다가 기울어진 차 방향으로 장비가 쓰러져 함께 떨어진 노동자 1명이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2월 7일(화), 11:13분경 경기도 용인의 어느 옹벽 거푸집 조립현장에서 작업 중 얼었다가 녹은 토사가 붕괴하여 약 6m 높이로부터 낙하하는 바람에 노동자 1명이 머리에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재해 상황도. 출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엘리베이터 피트 개구부로 실족하여 추락, 2020.10.5.
재해 상황도. 출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엘리베이터 피트 개구부로 실족하여 추락, 2020.10.5.

12월 10일(금), 01:50분경 심야에 서울특별시의 어떤 공사현장 내에서 골재운반용 컨베이어 벨트와 롤러 사이에 노동자 1명이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03:04분경 심야에 경북 포항시의 어떤 보관 창고 공장 내에서 화물차를 운전하여 하선 중 입구에 정차됐던 지게차를 이동시키려고 차량에서 내리자, 화물자가 갑자기 경사로를 따라 이동하여 이를 막으려던 노동자 1명이 화물차에 밀려 지게차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10:07분경 강원 횡성군의 어느 공장 신축 공사현장 내에서 화물용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 중 피트(pit) 내부의 지상 3층 높이 임시발판에서 건물 슬래브로 이동하다가 임시발판과 슬래브 사이의 개구부에서 지하 1층 피트 바닥으로 노동자 1명이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잊지 않으리!

대한민국 103년 12월 17일

편집: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f61255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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