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鯊魚,沙魚,鯋魚)

상어를 한자권에서는 사어(沙魚)라고 쓴다. 이는 피부에 미세한 돌기 같이 생긴 것이 있어서 껍질이 모래처럼 거칠어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한때는 상어 껍질을 말려서 사포로 쓰기도 하였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선화봉사고려도경>  제13권 병기(兵器)편에 '해사어피(海沙魚皮 바다상어 가죽)를 섞어 칼집을 만들었다'고 나온다.

상어는 전 세계적으로 약 400여 종이 있다. 우리나라 해역에는 괭이상어, 칠성상어, 수염상어, 고래상어, 강남상어, 악상어, 환도상어, 두툽상어, 까치상어, 흉상어, 귀상어, 돔발상어, 톱상어, 전자리상어 등 13과 36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전번역서인 <임하필기>에도 바다 속 사어(沙魚) 중에 등에 얼룩얼룩한 무늬가 있는 것은 호사(虎鯊), 등에 구슬 무늬가 있는 것은 녹사(鹿鯊)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무늬의 생김새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문종 2년 3월 26일의 기록을 보면 상어 껍질로 말안장(鞍子)을 만든다는 기록도 있어 여러 가지 장식용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례도감>의 기록을 보면 소목장(小木匠)에게 필요한 물품 중 사포는 상어 껍질(沙魚皮]을 말려서  썼으며 얼룩 무늬가 있는 것은 장식용으로 쓰기도 하였다. 현재도 부채의 손잡이 등에 상어 껍질로 장식한 것은 고가로 팔리고 있다.

일본과의 외교에도 상어피가 쓰였다고 한다. 세종 14년 5월 23일의 기록을 보면 유구국의 국왕이 보낸 선물 중 상어피의 기록이 있다.

상어 중 가장 작은 것은 20cm 정도의 콜롬비아 해역에서 서식하는 돔발상어과의 스카이올루스 상어이고.또 제일 큰 상어는 길이가 18m, 몸무게가 15~20톤에 이르는 고래상어라고 한다.
상어는 알을 낳는 종류와 새끼를 낳는 두 종류가 있다.

사진출처 : 우리바다 어류도감
사진출처 : 우리바다 어류도감

상어는 잔치 상에 꼭 있어야 하는 생선이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사어가 마흔 다섯 고을의 토산품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지금도 해남이나 강진 일부 바닷가 마을에서는 상어가 없으면 안 되는 것으로 여겨 잔칫상에 반드시 상어 요리가 등장한다.

이러한 상어에 관한 옛 문헌에 따라 상어류는 한자어로 보통 사어(鯊魚) 또는 사(鯊, 魦)가 쓰였고, 사어(沙魚)나 교어(鮫魚)도 쓰였다. <본초강목>에는 옛날에 교(鮫)라 했고, 지금은 사(沙)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사어의 특징을 쓰고, 호사(膏鯊:속명 기름사(其廩鯊) 오늘날의 곱상어), 진사(眞鯊:속명 참사(參鯊) 오늘날의 별상어), 해사(蟹鯊:속명 게사(揭鯊), 죽사(竹鯊:오늘날의 까치상어), 치사(癡鯊:속명 비근사(非勤鯊) 오늘날의 복상어), 왜사(矮鯊:속명 전담사(全淡鯊), 병치사(騈齒鯊:속명 애악사(愛樂鯊), 철좌사(鐵剉鯊:속명 줄사(茁鯊) 오늘날의 톱상어), 효사(驍鯊:속명 毛突鯊)·산사(鏟鯊:속명 諸子鯊), 노각사(艫閣鯊:속명 귀안상어, 오늘날의 귀상어), 사치사(四齒鯊:속명 단도령사(丹徒令鯊), 도미사(刀尾鯊:속명 환도사(環刀鯊) 오늘날의 환도상어), 극치사(戟齒鯊:속명 세우사(世雨鯊), 기미사(箕尾鯊:속명 내안사(耐安鯊) 또는 돈소아(豚蘇兒) 등 15가지 상어류 기록도 있다.

<각사등록 전라우수영계록>에는 지난 해(1853) 9월 초 7일에 아침밥을 먹은 뒤에 각기 밥 한 그릇씩을 싸가지고 사어(沙魚)를 낚기 위해 한 배에 타고 바다로 나갔다. 고기를 낚는 데 탐닉(耽溺)하여 돌아갈 줄을 몰랐다. 그러다 초 8일 밤에 갑자기 동북풍(東北風)을 만나 돛대 두 개 중 한 개와 치목(鴟木배의 키)이 부러져 상하였기 때문에 배를 제어할 수 없었다. 하여 낚은 어물(魚物)을 모두 바다에 버리고도 결국 성난 파도에 떠밀리며 5, 6일간 바람에 따라 엎치락뒤치락 표류하였다. 하늘을 쳐다보고 울부짖으며 목숨을 살려달라고 축원만 할 뿐 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라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은 욕심이 과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래 글은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에 실려 있는 시다.

한사어(閑鯊魚)= 가래상어

가을이 돌아와 포수가 구름처럼 깔리면

바로 한사어(寒鯊)가 해안으로 올라 올 때라네

포구의 어부들 쇠 작살 비 오듯 퍼부어 대니

세 가닥 등지느러미도 부러지고 피가 줄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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