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07.10~07.16), 노동자 16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지난 4월 7일간(04.17~04.23)에도 16명이었다. 매일 2명 이상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가장 많은 노동자가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일주일이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심야 1명, 오전 10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일 1명, 월 2명, 화 4명, 수 2명, 목 4명, 금 1명, 토 2명이다. 7일간 노동자가 목숨 빼앗기지 않는 날이 없네요. 하늘은 웬일로 그리도 욕심이 많으실까요.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3명, 깔림 3명, 부딪힘 2명, 물체에 맞음 1명, 끼임 3명, 기타 4명(매몰 1명, 폭발 1명, 감전 1명, 미상 1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3명(서울, 부산, 인천), 광역도 13명(경기 6명, 충남 1명, 전북, 경북, 경남은 각각 2명)이다. 16명 중 연령이 알려진 노동자는 8명이다. 그 분포는 30대 1명, 40대 1명, 50대 4명, 60대 2명이다. 외국인 노동자는 3명인데, 그중 2명은 각각 중국인과 베트남인이다.

강검윤 고용노동부 중대재해과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현황과 쟁점에 대해 설명하는 정책 세미나가 열린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제공. 한겨레, 2022-07-04.
강검윤 고용노동부 중대재해과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현황과 쟁점에 대해 설명하는 정책 세미나가 열린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제공. 한겨레, 2022-07-04.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7월 10일(일), 오전에 50대 남성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그 노동자는 지난달 26일 오전 9시31분께 안전장비 없이 경기 양주시 만송동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CC) 내부의 맨홀 안으로 들어가 작업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되어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되어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맸었다.

7월 11일(월), 11:49경 경기 고양시의 어느 사업장에서 차량 검사 후 차대 동력계가 완전히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자 1명이 검사장치(매연플러그)를 차량에서 탈거하는 중에 검사장비와 함께 차량 바퀴와 롤러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15:36경 경북 상주시 화서면의 어떤 건축용 벽돌생산업체에서 60대 노동자 1명이 블록 성형기를 설치하면서 스패너(spanner)를 이용하여 유압으로 볼트를 체결하는 중에 몸의 중심을 잃고 3.4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7월 12일(화), 08:50경 전북 남원에서 한국전력 전북본부 남원지사가 발주한 고압 공사 현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50대 노동자 1명이 전기 개폐기 교체작업을 하다가 후진하는 활선 작업차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목숨을 빼앗겼다. 09:50경 인천 서구 가정1동의 루원시티 3블록 소재, 대우프르지오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우(雨)·오수(汚水)로 관로를 설치하려고 터파기한 2.3m가량의 구덩이 안에서 계측기 스타프(눈금자)를 들고 측량 기사를 보조하던 61세 중국인 노동자가 굴착 면이 붕괴하면서 매몰되어 목숨을 빼앗겼다. 10:50경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충남 아산시의 어떤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50대 베트남 국적 노동자 1명이 갱폼(GANG FORM) 케이지 내부에서 전단볼트(剪斷bolt) 해체 후 미상의 원인으로 인양 중인 갱폼과 옆 갱폼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갱폼은 주로 고층 아파트처럼 평면상 상·하부 단면이 동일한 구조물에서 외부벽체 거푸집과 작업 발판용 케이지(cage)를 일체로 하여 제작한 대형 거푸집이다. 케이지는 갱폼의 외부 벽체 거푸집 부분을 제외한 부분이고, 거푸집의 설치·해체 작업, 후속 미장·치장 작업 등을 안전하게 수행하도록 설치한 작업발판 또는 안전난간이다. 전단볼트(shear bolt)는 볼트 축에 직각인 힘을 전하도록 사용하는 볼트다. 13:05경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가압장시설 건설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30대 노동자 1명이 레버풀러(lever puller)라는 도구로 철골 기둥의 수직도를 맞추는 작업 중 체인이 끊기며 튕겨 나온 레버풀러에 머리를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건설 현장의 시공사는 SM그룹 계열사인 삼환기업이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가 4일 광주광역시 동구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이주노동자 과잉 진압 논란을 빚은 경찰을 비판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한겨레, 2022-07-04.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가 4일 광주광역시 동구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이주노동자 과잉 진압 논란을 빚은 경찰을 비판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한겨레, 2022-07-04.

7월 13일(수), 12:59경 경남 산청군 생비량면에서 군청 소속 환경미화원 1명이 쓰레기를 매립하고자 청소 차량에서 내려 굴착기 뒤쪽으로 이동하다가 후진하는 굴착기에 깔리는 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목숨을 빼앗겼다. 16:24경 서울 중랑구 중랑역 승강장에서 한국철도공사 수도권 동부지역 관리단 소속 남성 노동자(66년생)가 승강장 홈 양쪽 배수로를 작업한 뒤 선로 밖으로 이동하다가 역으로 진입하는 ITX청춘 열차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목숨을 빼앗겼다(뉴스핌, 2022.7.14.).

7월 14일(목), 심야 시간대인 03:30경 경기도 파주시의 어느 폐기물 수집·처리 현장 내에서 건설 폐기물에 해당하는 고압가스 용기(소화 용기용 할로겐 화합물)에 수공구로 작업하던 중 가압에 따른 폭발이 일어나 목숨을 빼앗겼다. 09:34경 경기 김포시의 어느 제조업 공장 내 신선기(wire drawing machine) 작업 중 노동자 1명이 알루미늄선을 드럼에 원활히 감기게 하려고 회전하는 알루미늄선을 발로 치던 중 발이 끼여 드럼통을 타고 반대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 10:25경 경남 양산시의 어느 자동차부품 생산공장 내 다이캐스팅 기계에서 오작동 경보음이 들려 확인한 결과, 40대 외국인 노동자 1명의 몸이 다이캐스팅 기계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10:13경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어느 주택 신축 공사현장 내에서 타워크레인을 인상(Telescoping)하는 작업을 하다가 복층으로 된 ‘텔레스코픽 케이지’(Telescopic cage) 고정을 위한 가이드 레일의 가조립 핀을 제거하는 순간 작업대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3명이 텔레스코픽 케이지와 함께 10m 높이에서 떨어졌다 이 사고로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고, 2명은 상처를 입었다. 인상은 건물을 올리기 전 타워크레인을 층별로 높이는 작업이다.

불량 적재한 화물을 지게차로 운반하던중 낙하, <지게차 중대재해사례 모음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09.
불량 적재한 화물을 지게차로 운반하던중 낙하, <지게차 중대재해사례 모음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09.

7월 15일(금), 07:56경 경기도 김포시 양촌읍 김포대포산단의 어떤 냉동창고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게차로 철골 하역작업을 하던 55세 화물 지입차주가 불안전하게 적재된 철골 자재가 자기 방향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철골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그곳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현장이었다.

7월 16일(토), 06:23경 부산광역시의 어느 오피스텔 신축 공사현장 내 지상 1층 제연(除煙) 덕트(duct) 개구부 덮개 상부에서 노동자 1명이 개구부 덮개와 함께 지하 2층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제연 덕트는 연기를 제거하는 장치이고, 배기 팬(fan)을 건물 밖에서 돌려서 연기를 덕트로 빨아들여 밖으로 배출한다. 13:40경 전북 군산시의 어느 건물 보수 공사현장 내에서 노동자 1명이 외부 비계 작업을 위해 크레인 와이어 줄로 강관 파이프를 묶으려고 가던 중 전깃줄에 닿아 감전되어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4년 7월 22일

*이 글은 <호남노사일보>(2022.7.25)에 실린 글입니다.

 원문 보기:

http://www.honamnosailbo.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15659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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