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文魚

문어는 지능이 매우 높다고 글월 '文'자를 붙였다고 한다위기 탈출을 위해 뿜어내는 먹물이 글께나 하는 지식인들의 상징인 먹물로 간주되고 큼직한 머리까지 있어서다.
문어는 한자어로는 주로 팔초어(八梢魚)가 쓰였고 장어(章魚), 망조(望潮), 팔대어(八帶魚)라고도 하였다. 우리말로는 예전부터 문어라 하였으나 중국에서는 장어(章魚)라고 쓴다. 그러나 <경세유표>에는 장거어(章擧魚)라 기록하고 있다.

<성호사설>5권에는 문어갱(文魚羹)이 올라있고 문어는 팔초어(八梢魚)다 라고 한 기록으로 보아 문어를 가지고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었다고 보아진다. 팔초어(八梢魚)는 다리가 8 개여서  붙여진 문어의 별칭이기도 하다.

문어
문어

문어의 대가리가 스님들의 머리와 닮았다고 고승어(高僧魚)라고 부르기도 했다는데 이는 누군가 만들어 낸 말일 것이다.

문어의 머리라고 알고 있는 부위는 머리가 아니고 몸통이다문어의 머리는 둥그스름한 몸통과 발의 연결부에 있으며 그 속에 뇌가 있다고 한다문어의 뇌는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어 무척추 동물 중에서 지능이 가장 높다동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간단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예를 들어 미로 속에 가두면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미로를 통과 할 수 있으며 짧은 시간 동안은 이를 기억한다고 한다.

또한 문어는 8개의 발 중 발 하나만을 오므렸다 펴기를 할 수도 있고 가늘게 만들기도 하는데 각각의 발들이 감각에 의해 본능적으로 행동을 하는 특성이 있다.

문어는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그래서 문어단지를 만들어 문어를 잡는다. 이는 오랜 세월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한다미끼 없이 문어단지를 해저에 가라앉혀 놓으면 문어는 집으로 생각하고 들어간다.

처음에는 큰 대나무를 썼다고 한다그러다 토기 형태의 그릇을 쓰기 시작하고 60년대에 플라스틱으로 바뀌게 되었다. 플라스틱은 물 속으로 가라앉는 성질이 부족해 속에 콘크리트를 넣어서 쉽게 가라앉도록 한다.

문어단지
문어단지

<산림경제> 3권에는 산후 발열(發熱)이 있을 때 문어(文魚)를 가루로 만들어 콩잎국[藿羹]에 타서 먹인다고 하였으나 실제로 산후에 몸 보신을 위해 문어를 먹이기도 한다.

문어를 두고 '개 꼬락서니 미워 문어 산다'는 말이 있는데 개가 미워 뼈다귀 없는 것을 산다는 말이다.
 

아래 글은 <우해이어보>에 실린 글이다.

고지(鰝鯱)=문어

고요한 밤 깊은 계곡의 달빛이 고운데
고제(鰝蹄) 그림자 이끼 낀 물가에 어지럽구나.
어촌계집 정분난 땡중이 온줄 알고
바쁘게 침상에서 내려와 사립문 열어주네.

 호호(鰝鯱)=우리글로는 고지라고 써 놓고, 왜 한자로는 왕새우 자와 범고래 자를 쓴 이유는 알 수가 없다.

아래는 고전번역서인 <옥담시집>에 실린 글이다.

문어(文魚)

둥근 머리에 길이는 몇 척 / 圓頭長數尺
형색은 이상해 알기 어렵지 / 形色異難知
칼로 쪼개면 금빛 액채 나오고 / 斫罷生金液
불로 구우면 옥색 기름 지글지글 / 炮成泣玉脂
용을 삶은들 무어 귀하리오 / 烹龍何足貴
봉을 끓여도 대수로울 게 없어라 / 湯鳳亦無奇
온 세상이 잔치를 열 때마다 / 擧世張高宴
좋은 안주로 이것이 꼭 필요하지 / 佳肴必汝期

 언젠가 올림픽 때 수족관에 문어를 넣어 놓고 어디가 우승할지 점?치던 일을 기억할 것이다문어가 어느 나라 국기로 가는지를 점쳤는데 문어는 붉은 색을 무척 좋아한다그래서 문어를 낚을 때는 빨간 고추를 미끼와 같이 묶어서 사용한다문어를 유인하는데 붉은 색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기억을 더듬어 보면 사람들은 붉은 색이 많은 국기로 문어가 가면 그 나라가 이긴다고 했다. 그 나라가 승리 하기는 했다. 문어단지의 색깔도 붉은색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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