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민주항쟁 35주년기념 초대전

(사진1) 이상호 작가 작품-일제를 빛낸 사람들-지옥도-통일염원도(위에서 시계방향),
(사진1) 이상호 작가 작품-일제를 빛낸 사람들-지옥도-통일염원도(위에서 시계방향),

 

전설 속의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나는 칠석날(음력 7월 7일) 뜻깊은 전시회가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였다.

8월 4일 오후2시 ‘이상호, 역사를 해부하다’ 제목으로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함세웅)에서 주최하고 식민지역사박물관(관장 윤경로)에서 주관, 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부(지부장 김순흥) 지원으로 개최되었다.

이번 초대전은 식민지역사박물관 개관 후 처음으로 열리는 초대전이라서 그 의미가 크지만 그보다 더 가슴뛰는 비하인드스토리는 전시회가 열리기까지 드라마 같은 21세기 한국인 견우와 일본인 직녀의 만남과 이 만남이 전시회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보이지 않은 곳에서 수 많은 까치와 까마귀들이 마음과 마음을 이어서 오작교를 놓았다는 것이다.(해피빈 기부 모금 등)

이번 초대전은 기획자 이나바 마이(광운대 조교수)가 “2005년 12월 일본 교토시미술관 별관에서 열린 광주민중항쟁 25주년기념 ‘광주의 기억에서 동아시아의 평화로’전을 위해 광주광역시 시각매체연구회 일행과 일본으로 출국하는 인천공항에서 이상호 작가와 첫 만남이 인연이 되었다.”(출처: ‘이상호, 역사를 해부하다’ 도록 )

이나바는 당시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속에서 이상호 작가의 부드러운 미소 속에 숨어 있는 강인한 저항의 열정을 느끼고 민중미술의 힘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17년의 세월이 흘러 오늘 전설 속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드라마틱하게 기획자와 작가로서 초대전에서 해후하게 된 것이다.

(사진2)  개막식에서  인사말하는 함세웅  신부님-지선 스님-이나바 마이 큐레이터-전정호 작가(왼쪽 위에서 시계방향)
(사진2) 개막식에서 인사말하는 함세웅 신부님-지선 스님-이나바 마이 큐레이터-전정호 작가(왼쪽 위에서 시계방향)

개막식은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의 사회로 민중의례-내빈 소개_차영조 선생(동암 차리석 애국지사 아들), 5.18부상자회 서울지부장 이 남,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백옥심 어머니(안치웅 열사), 강선순 어머니(권희정 열사), 주완수 만화작가, 김경일 신부(대한성공회 광주교회), 김순흥 지부장-에 이어 함세웅 이사장은 개막사에서 이상호 작가와 만남의 기억을 들려주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박형규 목사님과 5.18묘지에서 기도 드릴 때 여기가 민중이 부활하는 곳이다...(중략)...제목처럼 역사를 해부하고 분석하고 치유하여 완전한 생명을 인도하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이번 전시회가 광주정신, 5.18정신을 전국화하고 남한 오천만 남북한 팔천만 겨레 가슴 속에 뿌리 내리는 은총의 기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고 말씀하였다.

지선 스님(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축사에서 제주4.3 희생자 천도재 기억을 떠올리면서 “제주4.3 희생자와 유가족의 70년 넘은 한이 한으로 승화 되었듯이 5.18도 아직까지 아픔이 많고 분하고 억울하고 고통이 여전하지만, 4.3처럼 70년이 흘러 가려면 30년 남았다. 약해지고 타협해지고 싶을 때 김남주 시인의 시집을 읽자” 고 말씀하였고 “현재 나라가 어지럽고 세계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민족민주열사의 정신을 회복하여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두 번째 축사를 한 전정호 작가는 “87년 이후 35년 넘게 하루도 편하게 살 수가 없었다”고 소회를 전하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럼에도 동지와 이웃의 도움으로 이상호 작가와 함께 고통을 이겨내고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상호 작가의 작품을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상호의 인생이 보이고 대척점에 선 불의한 자들에 대한 목소리도 보일 것이다. 이 전시를 기점으로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게 응원해주시면 동지로서 친구로서 너무나 감사하겠다”고 말해서 큰 호응의 박수를 받았다.

전시기획자 인사에서 이나바 마이는 17년 전 첫 만남의 기억과 오늘 이상호 작가 초대전 기획자(큐레이터)로서 영광스런 자리에 서 있을 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져 주위를 숙연하게 하였다. 다음으로 기획의도를 설명하면서 이상호 작가의 작품 주제는 민주화, 반미제, 반일제, 5.18, 6월항쟁 등 민주주의와 민중의 저항을 소재로 삼고 있고, 전시회 제목을 ‘이상호, 역사를 해부하다’로 붙인 것은 “역사의 몸을 잘라서 환부를 꺼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되어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위와 같이 제목을 붙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상호 작가의 문제의식은 “한국을 너머 일제 영향 하에 있었던 동아시아 전체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특히 ‘일제를 빛낸 사람들’ 작품을 2021년 광주비엔날레 전시회에서 처음 보고 압도적인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였다. 끝으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도 그림을 통해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서 열정을 바치고 있는 이상호 작가님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발언하여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작가 인사에서 이상호 작가는 “어떤 사람들은 저한테 상호 너는 아직도 80년대 그림을 그리냐? 너는 아직도 80년대 의식을 못 벗어나고 있다.”라고 말한다면서  “나는 80년대를 못 벗어난 것이 아니라 80년대 의식을 안고 산다.”라고 발언하여 인간의 신념과 의지는 어디까지 깊게 갈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없는 작가의 치열한 정신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다.

이상호 작가 인사 풀영상

마지막 격려사에서 윤경로 관장은 “역사는 잘 변하지 않는다. 반면에 금방 잊어 버린다.”는 교훈을 잊지 말고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관람해서 깨달음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모든 실무자들을 격려하고 오늘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서 참석한 내빈과 시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하였다.

(사진3)  이상호 작가 초대전 개막식 기념촬영
(사진3) 이상호 작가 초대전 개막식 기념촬영

 

‘이상호, 역사를 해부하다’ 초대전은 식민지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10월 2일까지 계속된다.

'이상호, 역사를 해부하다' 초대전 개막식 작품해설( 이상호 작가 )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재광 주주  gamkood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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