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유혹한다.

어디선가 나를 유혹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디서 

누가 

나를 유혹하는지

한참을 두리번거린다.

 

그러다가 홀연 깨달았다.

나를 유혹하는 자가 누구인지.

 

                                                  (가을 하늘과 정원 / 사진 심창식)

 

은밀하게

나를 유혹하는 자는 

바로 

가을 하늘이었다.

 

하늘을 쳐다보니

하도 맑고 청명하여 

넋을 잃을 정도였다.

 

그때 왠지

가슴이 허전했다.

가슴 속에 있던

소중한 무언가가

빠져나간 느낌이다.

 

가을 하늘이 

순식간에 

나의 마음을 

앗아가 버린 것이다.

 

              ( 흰 구름이  '날 잡아봐라~'하며 도망치는 듯한 모습 /  사진 심창식) 

 

 

창졸간에 마음을 빼앗긴 나는

나의 마음을 찾으러

집을 나섰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나의 마음을 찾아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그리하여 하늘을 향해

외친다

내 마음을 돌려다오.

 

그러나 하늘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빙긋이 웃기만 한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가을 하늘을 올려보며

나의 마음이 

흰 구름 어디에

숨어있는지

하염없이

하늘을 쳐다본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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