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을 시청한 소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얼마나 좋은 말인가
남편이 세상 떠나고 힘든 세상에 내가 그토록 바라던 말 이었다
내 발로 그 연합에 들어가 나는 기꺼이 세뇌되었다
문총재 부부가 왕관을 쓰고 입장하며
모든 성도들이 흰옷을 입고 예배드릴 때
나는 황홀경에 취해 세상 번뇌 시름 다 잊었다
그래서 죽은 조상들 수십 대의 죄를 갚기 위한
헌금도 수백만 원씩 서슴없이 냈다
잡귀를 삼킨다는 백색 도자기도 수천만 원씩 군말 없이 내고 샀다
한 권에 일억 원씩 하는 성경도 샀다
십억 원 짜리 집을 팔았다
잘 먹지 못하고
잘 입지 못해도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에 지은 죄 값이라 생각하고 모든 헌금을 냈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구원받았다”고 고백했다
내 아들이 아베 前수상을 총살하기 전까지 나는 까마득히 몰랐다
내 장남이 살인자가 되고 나서야
악귀의 손아귀에 가리워진 눈이 떠졌다
수십 대의 조상 죄를 갚는 헌금은 모두 문선명 한학자가 꼴깍 삼켰다
도자기 값 수천만 원
성경 값 일억 원 등등
조선에 죄 값 갚으려고 헌금한 것까지
한국 국민에게 보내지 않고
‘문선명 한학자 악마 부부가 다 가로 채 처먹었다‘는 것을
내 아들이 감옥에 끌려가는 것을 보고서야 잠에서 퍼뜩 깨듯 알았다
내가 통일교에 미쳐 다닐 때
내 자식 삼남매가 할머니에게 근근이 얻어먹고
거지처럼 살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내가 아들을 살인자로 만들었다
나는 나쁜 엄마다
나는 바보 천치다
아! 나는 어떻게 죽어야 하나
하늘이 노랗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이 모든 좋은 말을 악마가 뒤집어쓰고
일본의 어린양들을 무더기로 집어 삼켰다
좋은 말 뒤에 악마가 숨어 있었다
나는 망했다
나는 헛살았다
누가 나를 죽여 다오
편집 : 조형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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