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직업을 속일 수 없다. 는 말을 자주 쓴다.

요즘 세상을 보면서도 느끼지만, 특수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자기 직업과 연관 지어 생각하고 해석한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직업의 수는 대략 12,000.여 개라고 한다.

옛날에는 자동차 길을 신작로라 했고, 비포장이어서 차가 지나가는 자국 때문에 도로가 패이기도 했다. 또 많은 비가 오고 나면 노면이 아주 거칠어져서 차량 통행이 거의 불가능하게 될 때가 흔했다.

그럴 때면 사전에 마을별로 구역을 정하여 보수를 하던 때였다. 전날도 비가 많이 와서 소위 울력이라 하여 도로 보수 작업을 하던 날이었다. 한창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마침 버스가 지나갔다.

당시에는 도로가 좁아서 사람이 한쪽으로 피해 주어야 했다. 요즘 같으면 오르막도 아닐 정도로 약간의 경사가 있는 곳을 오르면서 시꺼먼 연기를 뿜으며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아주 오래된 일이지만, 우리 이웃에 평생을 고기잡이하면서 사신 분이 계셨다. 그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던 노인이 한마디 하시는데, “저것 좀 보소! 저것도 물 거스느라고 힘이 들어(역수, 逆水) 시꺼먼 연기를 피우면서가네” 라고 하는 말에 온 동리 사람들이 한바탕 웃었다.

그 노인이 거기에 비유를 한 것은 배가 가다가 물을 거스르게 되면 전력을 다해 노를 젓는다. 그래서 버스가 힘들게 경사를 오르는 것을 보고 노 젓는 것에 비유를 했다. 즉 자기의 직업과 연계시키지 않고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배워 놓은 것이 도둑질밖에 없어서 다른 일은 못 하고, 교도소에 다녀와서도 또 도둑질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보면서 산다. 정치인이나 법조인들도 똑같아 보이니 걱정이 많다.

즉 어떤 일을 보았을 때 자기의 직업과 연관 지어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꼭 누군가를 밟거나 누르고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가? 아마도 그걸 보면서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영웅심리 때문에 사람들은 매사를 자기의 직업과 연관된 용어나 말투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법원에 걸려있는 저울이 어떠한 경우라도 항상 수평을 유지하고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요즘 그 저울이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지려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나만의 착각인지 모르지만....,‘법과 양심에 따라서’라는 그 말이 난 귀에 거슬린다.

사람마다 양심은 다 다르니 말이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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