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9.11~9.17), 노동자 16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심야 2명, 오전 9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화 3명, 수 5명, 목 3명, 금 2명, 토 3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4명, 깔림 1명, 부딪힘 1명, 물체에 맞음 2명, 끼임 3명, 기타 5명(매몰 1명, 베임 1명, 질식 2명, 기타 1명 )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2명(대구 1명, 인천 1명), 광역도 14명(경기 2명, 강원 2명, 충북 2명, 충남 3명, 전남 2명, 경남 3명)이다. 16명 중 연령이 알려진 노동자는 9명인데, 그 분포는 60대 3명, 50대 3명, 40대 2명, 20대 1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지붕공사 작업안전. <현장작업자를 위한 지붕공사 작업안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1.
지붕공사 작업안전. <현장작업자를 위한 지붕공사 작업안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1.

9월 13일(화), 11:35경 경기도 군포시의 어느 도로 유지보수 현장에서 굴착기 운전원이 수해복구 작업을 하려고 이동용 발판을 측구 상부에 설치한 후 굴착기를 이동하던 중 발판이 탈락하여 굴착기가 전도되면서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12:54경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어느 지붕 보수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지붕 위 모니터(환기구)를 수리하려고 지붕 위에 올라서서 이동하던 중 밟은 썬 라이트가 파손되면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MBC뉴스(2022.9.14.)에 나오길, 11:35경 경기도 용인시 한국도로공사 마성 영업소 부근의 야산에서 1t짜리 소형 굴착기를 몰고 지난달 집중호우 당시 발생한 산사태의 복구 작업을 하던 26세 노동자가 크게 다쳐 목숨을 빼앗겼다. 이 노동자는 도로공사로부터 복구공사를 맡은 도급 업체가 다른 업체에서 데려온 일용직 노동자였는데, 현장에 투입된 지 3시간여 만에 참변을 당했다.

9월 14일(수), 10:06경 충남 공주시 계룡면의 어느 축사 지붕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노후한 채광 지붕판(썬 라이트) 위에 강판을 덮던 중 기존의 노후한 채광 지붕판을 밟아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0:12경 전남 광양시 금호동 광양산업단지 내 폐기물 고형업체 MRC 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4세 노동자 1명이 계량 호퍼(hopper) 게이트 작동을 확인하고 에어브레이커(air breaker)를 이용하여 슬러지를 제거하던 중 호퍼 슈트(chute) 내에서 미끄러져 호퍼 아래로 떨어져 약 2m 하부의 게이트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노동자가 청소하던 설비는 슬러지(침전물)을 고체화하는 기계설비다. 11:28경 강원 태백시 장성동의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에서 입사 17년 이상인 부장급 광부(45세)가 탄광 갱도의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에서 물이 나온다는 보고를 받은 후 갱도에 들어가 채탄작업 중지 조치를 하던 중 죽탄에 휩쓸려 실종 후 갱도 내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죽탄(Wet coal)은 물과 섞여 점성이 높은 석탄이다. 11:29경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상발리의 삼표피앤씨 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6세 노동자 1명이 몰드판(4t) 인양 작업 중 러그(인양 고리)가 탈락하여 몰드판( mold plate)이 떨어지면서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17:37경 경남 고성군 거류면의 어느 제조업 공장에서 노동자 1명이 배관 포장 작업 중 좌측에서 넘어진 파이프와 우측의 파이프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타이어식 굴착기(Wheel Type). <굴착기 안전보건작업 지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1.12.
타이어식 굴착기(Wheel Type). <굴착기 안전보건작업 지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1.12.

9월 15일(목), 11:27경 인천시 미추홀구 어느 4층짜리 요양병원 대수선 공사장 3층에서 60대 일용직 노동자 1명이 피난구 용도의 발코니 난간에 걸친 작업 발판에 올라서서 비상 엘리베이터를 만들기 위하여 천장 타공(打孔) 작업 중 건물 외부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2:05경 강원 춘천시 근화동의 어떤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사업 현장에서 60대 노동자 1명이 측구(側溝·길바닥의 물이 잘 빠지도록 차도와 인도의 경계선을 따라 만든 얕은 도랑) 수로관(水路管)을 설치하려고 지반 굴착 후 바닥 면을 정리하던 중 굴착 법면(法面·땅깎기 따위로 생기는 경사면)의 토사가 붕괴하면서 토사 더미에 가슴을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14:53경 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의 정안철강 대구공장에서 40대 원청 노동자 1명이 리코일러(Recoiler)와 저장장치 사이에 고속으로 이동하는 철판 사이를 타고 넘던 중 철판 모서리에 양쪽 허벅지를 베여 병원 이송 후 치료 중 목숨을 빼앗겼다.

9월 16일(금), 09:35경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현대비앤지스틸(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냉연강판 공장에서 크레인 보수·점검 전문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천장 크레인에 대한 일상점검을 하려고 레일 위에서 이동 중 뒤에서 접근한 천장 크레인 새들 부분과 레일의 기둥(칼럼)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3세 노동자 1명은 목숨을 빼앗겼고, 다른 1명은 상처를 입었다. 부상자는 사고를 인지한 후 119와 연락하며 현장 확인 중 인근 천장 크레인에 머리를 부딪혔다. 20:54경 충북 단양군 매포읍의 어느 공장 상차장에서 BCT(Bulk Cement Trailer) 운전자가 차량 정차 후 39m 떨어진 화장실에 다녀오던 중 다른 운전자의 BCT에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 BCT는 시멘트 운송용 차량이다. 벌크시멘트(Bulk Cement)는 무포대(無包袋) 시멘트다.

천장크레인 운전후 점검 사항. <천장크레인 안전운전실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03.
천장크레인 운전후 점검 사항. <천장크레인 안전운전실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03.

9월 17일(토), 01:10경 충남 청양군 비봉면의 어느 돈사(豚舍·돼지우리)에서 작업자 2명이 분뇨처리용 집수정(분뇨 배관)을 보수하던 중 황화수소에 노출·질식되어 목숨을 빼앗겼다고 추정된다. 11:36경 전남 광양시 태인동의 광양산단 내 제조업체 조선내화에서 50대 노동자 1명이 태풍에 대비하여 채광창을 덮었던 차광막을 걷어내는 작업을 마친 후 수직 사다리를 통해 지상으로 내려오던 중 채광창을 밟아 9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4년 9월 26일

*이 글은 <호남노사일보>(2022.9.27.)에 실린 기사를 수정·보완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http://www.honamnosailbo.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16868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장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f6125505@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