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9.25~10.01), 노동자 16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그중 절반인 8명이 화재로 하늘로 이사해야 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오전 13명, 오후 3명이다. 새로운 한 주의 경제활동이 이뤄지기 시작하는 월요일은 대형화재로 아침을 열었다. 요일별 분포는 월 8명, 화 2명, 수 1명, 목 4명, 금 1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5명, 부딪힘 1명, 물체에 맞음 2명, 기타 8명(화재)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9명(서울 1명, 부산 1명, 대전 7명), 광역도 7명(경기 4명, 충남 1명, 전남 1명, 경북 1명)이다. 연령대가 파악된 노동자는 5명인데, 그 분포는 20대 1명, 30대 1명, 60대 2명, 70대 1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대전 현대아울렛 희생자 합동분향소. 한겨레, 2022-09-26.
대전 현대아울렛 희생자 합동분향소. 한겨레, 2022-09-26.

9월 26일(월)에만 노동자 8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참담하지 않은가. 한겨레가 보도하길(2022.9.26.~9.28), 07:45경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에서 불이 나 근무자 7명이 숨졌고, 구조된 박아무개(41)씨는 생명이 위태롭다. 불은 7시간여 만인 오후 3시께 진화됐다. 이날 사고로 화를 입은 근무자 8명은 모두 발화한 지하 1층에서 당직했거나, 개장 준비를 하던 시설관리, 청소, 미화 분야 하도급회사 노동자(6명)이거나 물류업체 노동자(2명)이다. 말하자면, 모두 현대아울렛 직원이 아니고 현대백화점과 도급 계약을 맺은 협력사나 물류업체 소속 노동자라고 한다. 목숨을 빼앗긴 노동자는 시설팀 노동자 이아무개(33)씨, 김아무개(60·여·청소)씨, 이아무개(67)씨, 이아무개(71)씨 등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대전 현대아울렛은 2020년 6월 26일 문을 복합쇼핑몰이다. 12:50경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소재 아파트 도장 작업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계단실 창호 코킹작업을 위해 아파트 옥상(헬리포트, 88m)에서 달비계 지지로프를 내리려고 바닥의 스틸(steel) 그레이팅(grating)을 해체하던 중 스틸 그레이팅과 함께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대전운동본부와 민주노총 대전본부가 28일 저녁 대전현대아울렛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희생자들 추모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한겨레, 2022-09-28.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대전운동본부와 민주노총 대전본부가 28일 저녁 대전현대아울렛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희생자들 추모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한겨레, 2022-09-28.

9월 27일(화), 09:10경 전남 여수시 중흥동 소재 어느 공장의 기계·장비 설치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작업발판(높이 20m)에 안전난간을 설치하던 중 지상에 놔둔 공구를 가져오려고 착용한 안전 고리를 해제한 후 이동하다가 개구부에 빠져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1:12경 부산시 영도구 소재 어느 사업장의 외측에 설치된 실외기를 철거하던 중 안쪽 철제 받침대가 파손되어 노동자 1명이 실외기와 함께 높이 약 9.8m 외벽 환풍구 사이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9월 28일(수), 10:26경 경북 포항시 흥해읍 소재 어느 선박 블록 공장 내 블록에서 용접작업을 하려고 크레인으로 자재를 내리던 중에 노동자 1명이 머리를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

대전 현대아울렛 참사로 숨진 시설팀 이아무개(33)씨 발인이 28일 오전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송인걸 기자. 한겨레, :2022-09-28.
대전 현대아울렛 참사로 숨진 시설팀 이아무개(33)씨 발인이 28일 오전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송인걸 기자. 한겨레, :2022-09-28.

9월 29일(목), 지난 26일과 달리 대형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노동자 4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07:10경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소재 어느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계단실 벽면 거푸집 설치작업 준비 중 난간이 아직 설치되지 않은 계단 단부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09:16경 경기 평택시 포승읍 소재 어느 공사현장 내 수직구 하부에서 이동식 크레인(25t)으로 쉴드TBM(Shield Tunnel Boring Machine·굴착장비) 받침대 부속강재를 인양하던 중 인양물(무게 약 63kg)이 슬링벨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노동자 1명이 머리와 어깨를 맞아 목숨을 빼앗겼다. 11:12경 경기 부천시 중동 소재 어느 오피스텔 외벽 창호 실리콘 보수공사 현장의 지상 20층 위에서 노동자 1명이 건물 외벽에 설치된 달비계 작업대에 탑승하려던 중 몸의 균형을 잃고 지상 6층 위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2:14경 충남 청양군 운곡면 소재 어느 토목공사 현장에서 하천보(河川洑) 설치에 필요한 철근을 트레일러 적재함으로부터 굴착기로 하역하던 중 두 줄 걸이 훅에서 빠져 떨어지는 철근 다발에 맞아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다.

쉴드TBM의 구성. <TBM 터널>, 한국철도시설공단, 2012.12.
쉴드TBM의 구성. <TBM 터널>, 한국철도시설공단, 2012.12.

9월 30일(금), 14:20경 경기 화성시 향남읍 제약공단 소재 제약회사인 화일약품의 공장 내 반응기에서 아세톤을 사용하던 중 폭발로 인한 큰 화재가 발생하여 원청 소속인 28세 남성 노동자 1명이 목숨을 빼앗겼고, 노동자 17명은 상처를 입었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4년 10월 05일

*이 글은 <호남노사일보>(2022.10.06.)에 실린 기사입니다.

원문 보기:

http://www.honamnosailbo.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17041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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