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외래 문화가 빚은 수치스런 사고

정체불명의 귀신이 이 땅을 점령했다.
정체불명의 귀신이 이 땅을 점령했다.

154명의 사상자, 149명의 부상자가 나온 핼러윈 데이 이태원 축제장.
10월 29일 오후 4시 반부터 6시까지 80대 노인인 나는 이태원 해밀턴호텔 뒷켠 외국인 식당가 골목길 현장에 있었다.
8년 전 용인 에버랜드에서 진행한 핼러윈 데이 행사를 구경한 일이 있었기에 그 기억을 되살려보고 싶어서 그곳을 찾았다.

찾아오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귀신으로 분장한다.
찾아오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귀신으로 분장한다.

에버랜드 행사는 밝은 시간대에 이루어졌고 주최 측에서 마련한 기기묘묘한 형상으로 분장한 귀신들이 행진하고 관람객은 구경만 했다. 행사는 일몰 전에 끝냈다. 
하지만 이번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서는 귀신분장을 하고 참여하는데 5만8천 원이 든다는 정보를 접했다. 현장 참여자에게 물을 기회를 놓쳐 확인할 수는 없었다. 또한 일반 시민들도 분장하고 구경꾼들과 함께  거리 행진을 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이 에버랜드 때와는 달랐다.

귀신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귀신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이틑 날(30일) 아침. TV뉴스를 보고 대형사고 소식을 들은 내자가 뉴스를 전하며 일찍 집에 돌아온 것이 행운이었단다. 고등학생인 막내 손녀가 걱정되어 아들에게 전화했더니 홍대거리에 나갔다 일찍 들어왔다며 걱정 말란다.

핼러윈(Halloween)은 멕시코의 대표적인 명절로 매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된다.
31일은 ‘죽은 자들의 날’, 11월 1일은 ‘어린 영혼을 위한 날’, 2일은 ‘어른 영혼을 위한 날’로 정하고 행사를 한다.
10월 31일은 저승의 문이 열려 죽은 자의 영혼과 악마들이 지옥에서 이승으로 올라와 귀신 자신이 머무를 다른 사람을 찾으러 다니는 날이라고 믿어왔다.

켈트족은 이 축제 때 동물의 머리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어 분장했고, 동물이나 곡식, 사람을 제물로 바쳐 불에 태웠다고 한다. 이렇게 핼로윈은 고대 브리튼과 아일랜드에 거주했던 켈트족의 문화에서 유래했다.

귀신을 막아낸 후 즐기는 모습
귀신을 막아낸 후 즐기는 모습

10월 31일은 종교개혁 기념일이기도하다. 올해(2022년)가 505주년 되는 해이다. 그러기에 기독교(개신교)가 주류인 나라에서는 핼러윈 데이를 금기시한다.

작은 장사꾼은 이런 식으로 핼러윈  날을 활용한다.
작은 장사꾼은 이런 식으로 핼러윈 날을 활용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이리 떠들썩하고 요란스러운 축제일로 자리매김한 것일까?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진 거대한 장사꾼들이 대중을 선동하여
한곳에 모아놓고 축제를 벌임으로써 큰 돈벌이 장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예전 크리스마스 날을 그리 활용했던 것처럼.

중간 규모의 장사꾼들은  이렇게 활용한다.
중간 규모의 장사꾼들은 이렇게 활용한다.

우리 정부는 핼러윈데이 축제 행사를 현재 방식대로 그냥 방치해도 되는 것일가?  
귀신이 내려와 자기가 머물 곳 즉 산 사람 몸에 파고든다는 신앙에서 살아있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한 핼러윈 데이다. 
우리가 그 축제를 따라하고 즐기는 그 자체는 막을 수 없겠지만 원 취지에 맞게 진행하게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10월31일에 주 행사를 하게 하고 부대행사도 11월 2일에 마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무분별한 외래문화 행사로 인한  후진국형 대형사고라는 불명예스런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함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29일 4시 30분 압사사고 현장 골목길 입구의 모습이다. 분장을 위한 시설물이 널려 있고 많은 사람들이 분장을 위해 줄서 있었다.
29일 4시 30분 압사사고 현장 골목길 입구의 모습이다. 분장을 위한 시설물이 널려 있고 많은 사람들이 분장을 위해 줄서 있었다.

정부는 주권국가로서 국가의 정체성과 문화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외래문화 문명을 받아들이는데 길라잡이 역할을 엄중하게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최성수 주주  choiss3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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