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어머니께서 사신 천사마을
어머니께서 사신 천사마을

그 얼마나 오랜 시간을, 짙은 어둠에서 서성거렸나, 내 마음을 닫아 둔채로, 헤메이다 흘러간 시간

잊고 싶던 모든 일들을, 때론 잊은 듯이 생각됐지만, 고개 저어도 떠오르는건, 나를 보던 젖은 그 얼굴

아무런 말없이 떠나버려도, 때로는 모진 말로 멍들이며 울려도, 내 깊은 방황을 변함없이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던 너

너에게로 또 다시 돌아오기까지가, 왜 이리 힘들었을까, 이제 나는 알았어 내가 죽는 날까지, 널 떠날 수 없다는 걸

아무런 말없이 떠나버려도, 때로는 모진 말로 멍들이며 울려도, 내 깊은 방황을 변함없이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던 너

너에게로 또 다시 돌아오기까지가, 왜 이리 힘들었을까, 이제 나는 알았어 내가 죽는 날까지, 널 떠날 수 없다는 걸

이 글(가사)을 남기고 그미는 떠났다. 내 청춘의 끝을 알리는 노래. 떠날 수 없다면서 떠난 그녀.
올해 봄, 어머니도 떠나셨다.
이 지긋지긋한 고해의 바다에서 별 빛 총총한 안식의 나라로.삶이 시간이라면 영원은 삶의 완성, 살아있는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1989년에 발매된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 다시>는 한국 대중가요의 발라드 시대를 이끈 작품이다.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에서 이소라가 리메이크했고, 2014년 KBS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에서는 김경호가, 2015년 SBS드라마 ‘돌아온 황금복’의 OST로 박성은이 리메이크하며 계속 떠날 수 없는 불멸의 가요로 남아 있다.

 대중가요 <너에게로 또 다시>는 가수의 이름으로 회자되지만, 이 곡의 시작인 박주연 작사가와 하광훈 작곡가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나에게로 올 수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박주연 작사가는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로, 하광훈 작곡가는 그룹 ‘다섯손가락’의 <새벽기차>로 연결된다.

1980년대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하여 수많은 희생이 필요했던 시대. 사회/문화적으로 민중가요의 전성기여야 했던 시대, 지극히 개인적인 과제(철학과 종교, 학문과 이성)에 천착하여 지방 J대에서 서울 K대로, 국방의 의무를 위하여 KATUSA 복무를 하며 집착했던 그미를 다시 만났다 애별리고한 20대의 청춘을 마감하며 내게 충격을 주었던 노래, 제2의 청춘기에 접어든 이즈음 ‘너’는 또 다른 ‘나’를 반성하는 과제로 남아 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박종운 주주  tsm123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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