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 part.3

 

사진출처 : 픽사베이(저작권프리)
사진출처 : 픽사베이(저작권프리)

스낵컬처란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이다. 바쁜 현대인이 여가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시간적·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음악회나 공연장에 방문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10~15분 과자를 먹듯이 간단하게 즐기는 문화생활이 이목을 사로잡은 것이다. 2010년 전후로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웹 혹은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성향도 두드러졌으며, 이는 나아가 정보전달마저도 간편하게 접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경기 불황도 한몫했다. 생활비 지출만으로도 벅찬 서민들에게 문화비가 소비지출에 한 자리를 잡기는 어려웠다. 2019년 11월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마찬가지이다. 대면접촉이 어려워진 일상에서 야외 문화활동이 제약을 받았다. 이에 따라 주거공간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문화생활이 중심을 이루게 되었다. 최근 유튜브의 대폭적인 성장 추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스낵컬처는 우리 일상에 깊게 자리매김했다.

MZ세대는 TV로 지상파 방송 일정에 맞춰 시청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며, 특히 5분 내외로 소비할 수 있는 짧은 사진, 영상 등을 선호한다. 이렇게 시작된 간결한 정보들은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 분야에 영향을 끼쳤고, 쉽고 빠르게 소비할 수 있도록 구성된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문화콘텐츠 외에도 다양한 정보들이 편리하게 유통되고 있지만, 이는 오로지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콘텐츠들이 조회수를 높이는 만큼 정보의 구체성 혹은 신뢰성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5분 내외의 콘텐츠를 통해 총체적인 맥락과 심층적인 팩트를 제시, 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영방송의 정보전달과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 유통할 수 있는 매체는 공신력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

접근성이 낮고 누구나 제작할 수 있는 매체의 경우 조회수가 수익으로 즉결되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이에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제목과 영양가 없는 내용이 다분한 경우가 빗발치고 있다. 스낵이 가볍게 접할 수 있는 만큼 건강식품이 아니듯이 패스트푸드처럼 제작되는 콘텐츠의 부작용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능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우선 비판적 사고의 관점에서 정보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 또는 편견을 부추기거나 강조하는 주장에 있어서는 한 발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분석, 평가, 분류하는 사고과정을 지녀야 한다. 인과관계를 따지는 것 또한 중요하다.

최근에는 문화콘텐츠를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개별화하기 어렵다. 서로가 관계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에서 어떤 정보가 사실이고, 허위인가 명확히 정의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모든 사실을 기록할 수도, 확인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방법은 다양한 관점과 요인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다. 일방적인 주장에 동조되는 것이 아닌 상반되는 견해 또한 충분히 검토해보고 분석해보는 것이다. 비록 자신의 감성을 자극하는 정보일지라도 합리성을 따져봐야 한다.

정보 제공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러 분야의 콘텐츠를 일반인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편리함만큼 자체 검열에도 무게를 두어야 한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나아가 독립적인 다양한 개체가 서로를 견제하고, 의견을 종합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낵컬처가 주류가 된 시점에서 가짜 정보는 다방면에 존재하고, 모든 정보를 검증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제작되고 있다. 항상 기술의 발전은 편의성을 가져다주지만, 그에 따른 인간적 소외나 철학적 가치의 훼손에 대해서는 뒷전이 되는 경향이 다분하다. 이러한 사실에 주의하고, 자료를 접할 때 혹은 소비할 때 자신의 주관성과 상대적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야 현대의 올바른 정보 소비 습관이 자리잡을 수 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박정우 주주  justiceloveagain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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