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향년 78세로 소천하신 고 송규완 선생은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운월리(광주학생독립운동의 큰스승 송홍 선생이 태어난 마을)에서 태어나시어 초등학교 교사로서 후학을 기르셨다. 화순군 춘양면 춘양초등학교장으로 계실 때, 15년 동안 화순 초등교육에 헌신하고 특히 화순교육청 역점사업인 조백교육(皁白敎育)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2006년 12월 29일 ‘화순교육상’을 받으셨다(화순군민신문, 2006.12.28.). 지금은 듣기 힘든 말이나, 조백(皁白)은 검은색과 흰색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써 말과 행동이 올바르고 겸손하다는 의미로 예전에 사용하던 말이다. 2008년 2월 춘양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초등교육 현장에서 퇴임한 공로로 ‘황조근정훈장’을 받으셨다. 퇴임 이후에는 도암면 도장리 마을회관에서 여러 주민에게 붓글씨를 지도하셨다.

고 송규완 선생이 퇴임한 춘양초등학교. 출처: 디지털화순문화대전
고 송규완 선생이 퇴임한 춘양초등학교. 출처: 디지털화순문화대전

송 선생과 나의 인연은 1969년 화순군 도암면 천태초등학교 5학년 때 맺어졌다. 당시 내가 속했던 5학년 2반의 담임 선생님은 도중에 교감 강습을 받으러 가셨다. 그 바람에 우리 반은 아마도 약 한 달간 1반과 3반으로 반반씩 나뉘어 갔다. 그때 내가 들어간 3반 담임 선생님이 송 선생이셨다. 비슷한 말과 반대말을 잘 익히도록 격려하셨던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어쩌다 우연히 마주치면, '자네를 믿네' 하시는 표정으로 격려하셨다.

고향(도암면 도장리)에 갈 때는 언제나 선생의 고향 마을 운월리를 통과하기에 ‘저기 어느 곳쯤이 선생님 댁이었지’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했다. 서로 이웃인 두 마을 간의 거리는 4.4km 내외다.

천태초등학교. 출처: 디지털화순문화대전
천태초등학교. 출처: 디지털화순문화대전

참고로, ‘천태초등학교’는 명칭이 독특하다. 말하자면, ‘도암초등학교’라 하지 않았다. 보통은 초등학교가 속한 면의 이름을 따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았다. 우선, 와불(누운 부처)로 이름난 운주사와 천태초등학교 간의 거리는 4.9km 내외다. 천태초등학교는 남방 약 4.4km 떨어진 곳에 멋진 필봉인 천태산(天台山)과 마주한다. 그 산을 뒤에서 받쳐주는 산은 개천산(開天山)이다. 두 산의 거리는 11km 내외이나 직선거리는 더 가깝다. 여기에 제시한 거리는 모두 네이버 지도에서 보이는 자동차 도로 기준이다. 고향 마을 도장리에서 훤히 보이는 천태산과 개천산은 각각 불교 천태종과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세운 개천절(開天節)을 머릿속에 떠올려주는 아름다운 필봉이다.

삼가 고 송규완 선생의 명복을 빈다.

대한민국 104년 12월 05일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f61255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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