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질문을 권장한다. 질문을 잘 하는 사람이 훌륭하고 발전적이라면서 말이다. 학교 다녀온 자녀에게 오늘 선생님께 무엇을 질문했냐고 확인하는 부모도 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한 가지 이상 질문하라고 강요도 한다. 주저도 부끄러워도 말고 물으라고 한다. 심지어 아는 것도 물어본 후 행하라 한다. 맞다. 그래야 실수와 실패를 막을 수 있고, 함께 하는 상대의 의중도 파악할 수 있으므로 문제해결의 길도 열리리라. 사실 어떤 사안에 대해 모르면 무엇을 질문할지를 모르므로 질문도 못한다. 어느 정도 알아야 질문도 가능하다. 무턱대고 질문하는 것은 무식함과 어리석음의 노출일 뿐이다. 우문현답이든 현문우답이든 문답을 통해 인생운해를 깨우치고 산적한 당면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질문은 서로가 스승이 되고 제자가 되게 한다.

 

질문을 통해 문답이 오가다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아이디어와 결론에 도달 할 수 있다. 기대이상이다. 문답에는 우열도 상하도 없어야 한다. 교학(敎學)이 상호적이듯이 문답도 그렇다. 문답은 특히 상호적이기 때문이다. 묻는 자가 하수가 아니고 답하는 자가 상수가 아니다. 묻는 자가 저자세여도 안 되고 답하는 자가 고자세여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문답할 땐 서로를 존중하고 공손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묻는 사람도 답하는 사람도 표정과 말의 강약 및 자세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건방지고 불손한 질문과 답변은 상호간에 불신을 조장하고 해만 될 뿐이다. 문답은 새로움을 찾아가는 개척의 길이므로 유용하게 활용하자.

 

하지만 남에게 묻기 전에 자신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 무슨 말인가? 자신에게 물어야 묻는 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묻는 자가 상대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가지고 무슨 답을 얻겠는가? 혹시 답을 받더라도 그게 답인지를 모른다. 자신에게 묻지 않아 그렇다. 자신에게 물어봐야 자기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무엇을 알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알게 된다. 또한 묻는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 즉, 자신의 답을 어느 정도 찾을 수도 있다. 자신의 답에 확신이 가지 않기에 남에게 묻는 것이다. 상대에게서 답이 왔을 때 자신이 생각했던 답과 비교하여 무엇이 부족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야 의문에 대한 생각을 종합정리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묻기 전에 묻는 주제에 대해 재고하시라. 무엇을 묻는지도 모르면서 생각 없이 질문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는 무지한 자신을 노출하면서 질문하는 상대를 무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묻는 것은 좋다. 훌륭하고 권장할 만하다. 하지만 묻기 전에 문제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좋다.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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