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두 남자가 있다.

한 남자는 경성에 한 남자는 지방에 산다.

어느 날 갑자기 경성에서 기별이 왔다.

보고 싶고 만나고 싶으니 서울로 오라한다.

지방에 사는 남자가 두말하지 않고

알았으니 가겠다고 하면서 기다리라 답한다.

천리 길을 거리낌 없이 오라하는 남자

주저하지 않고 군말 없이 가겠다는 남자

두 남자 모두 구차함 없이 간결하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만남이 이유이기에 그렇다.

보고 싶으니 그냥 만나는 거다.

더 무엇이 필요한가?

 

두 남자는 현대판 선술집에서 만났다.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천진하다.

만나자마자 두 손을 마주 잡고 흔들더니 포옹한다.

세월이 깊은 건가 우정이 깊은 건가 아마 둘 다겠지?

하지만 세월이 깊다고 우정도 깊어지겠는가?

그 동안 마음이 통했고 두터운 정이 오고갔겠지.

둘 사이 탁자엔 막걸리와 파전이 두 남자를 연결하였고

눈웃음을 교환하며 파안대소함이 정겹다.

남녀 간의 사랑의 몸짓보다 더 진하다.

 

드디어 술잔을 나누며 정담세담이 오고 간다.

소소한 생활사와 주변잡담을 술잔에 실으니

세상만사 모두 잔에 담겨 전해지는구나!

먼 길을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건강에 감사하고

서로의 부름에 바로 응할 수 있음이 고맙다.

 

세월은 유수라 벌써 2023년 1월 중순에 접어들었구나!

세상만사 복잡다단하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둘이 만나 회포 풀며 기울이는 술잔에

녹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앞뒤 탁자엔 젊은 남녀 청춘들이 왁자지껄 소통한다.

피 끓는 청년들을 접하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그들로부터 따뜻한 이웃의 중요함을 새삼 느낀다.

팔팔하고 기운찬 젊은이들이 세상의 보배요 주인이지

그들을 통해 우리들의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가?

 

생은 짧다지만 아름다운 인생은 각자 몫이리라.

우정과 사랑만큼 값진 인생이 그 어디에 있을 손가?

얼씨구! 좋다 저절씨구! 좋아 어흥~ 어흥~

흥이 절로 나고 온 몸은 풍선처럼 부푼다.

어깨까지 들썩하니 마음도 허공을 나는구나!

오늘처럼 이렇게 이대로 살다 가리라.

최고의 인생은 바로 오늘이 아니겠는가?

이 좋은 날을 어찌 기뻐하고 즐기지 않겠는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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