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7일간에 설 연휴가 이틀이 끼였는데도 목숨 빼앗긴 노동자 7명은 바로 앞선 7일간과 같다. 더구나 1월 27일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연휴도 속칭 중대재해처벌법도 별무소용인가보다.

7일간(2023.1.22~1.28), 노동자가 7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심야 1명, 오전 1명, 오후 5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월 1명, 수 1명, 목 2명, 금 1명, 토 2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4명, 깔림 1명, 부딪힘 1명, 끼임 1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2명(부산 1명, 인천 1명), 광역도 5명(전남 2명, 경북 2명, 경남 1명)이다. 7명 중 연령이 파악된 노동자는 1명으로 60대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1월 23일(월), 02:30경 전남 목포시 연산동 인근 해상의 어느 바지선에서 노동자 1명이 실뱀장어 그물을 끌어올리는 양망 작업을 하던 중 양망기(揚網機)에 몸이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양망기 롤러에 감김, <(어업)감김끼임재해사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2.3.19.
양망기 롤러에 감김, <(어업)감김끼임재해사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2.3.19.

1월 25일(수), 09:56경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어느 태양광발전소 공사 현장 내에서 노동자 1명이 태양광 패널 배선작업을 하려고 지붕 위에서 이동하던 중 채광창을 밟고 13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월 26일(목), 13:04경 전남 광양시의 어느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신호 업무를 보던 중흥건설의 하청업체 소속 60세 노동자가 레미콘에 부딪혀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1.26.). 13:20경 경남 진주시 지수면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태양광 설치 작업을 하던 중(높이 5m) 밟고 있던 채광창이 깨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5일이 지난 1월 3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월 27일(금), 14:10경 인천광역시 연수구 옥련동의 어느 중학교 급식소 리모델링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60대 노동자 1명(미장공)이 미장 작업을 완료한 후 이동식 틀비계(작업용 발판)에서 내려오던 중 85cm 높이에서 떨어진 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았으나 29일 오전에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1.31.). 이번 사고는 4일이 지난 1월 3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이동식틀비계 승강사다리로 이동 중 추락.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09.10.12.
이동식틀비계 승강사다리로 이동 중 추락.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09.10.12.

1월 28일(토), 14:15경 부산 사하구 구평동의 조선업 사업장인 강남조선소에서 고소작업차에 탑승한 채 선박 외판 스프레이 도장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소속 55세 노동자가 7m 높이에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연합뉴스, 2023.1.28.). 17:05경 경북 포항시 오천읍 문덕리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의 전처리 출고동에서 노동자 1명(출하 담당)이 마그넷 크레인으로 후판(8.8×3.3m×11mm, 2.5t) 2장을 부착하여 상승시킨 후 후판 하부의 규격을 허리 숙여 확인하던 중 떨어지는 후판 2장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이번 2건의 사고는 발생한 지 3일이 지난 1월 31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2월 1일

*관련 기사: 여당 “중대재해법, 처벌보다 예방을”…야당 “무력화 시도 중단하라”(한겨레, 2023.1.27.)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77235.html?_ga=2.249145220.2083302096.1675241622-1404263838.1647078447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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