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큰한 햇빛

                                                          박  명  수 (목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쓸모가 없어 보이는

고목이 다 된 느티나무도

여름철 시원한 그늘을 내어줍니다

 

한 때 메어놓은 그네는

지나가던 연인들이 붙잡아

사랑을 고백하는 인연으로 삽니다

 

달큰한 햇빛은

바람을 두들겨 친구가 되고

얼큰한 수분을 주물러 단비로 내립니다

 

먹고 버려진

하찮은 음식물 찌꺼기도

신선한 바람을 만나면

행복한 인연으로 썩어지고

새싹을 건져 올린 자양분이 됩니다

 

홀로된 달빛은

질긴 인연으로 별빛을 만나

달빛은 별빛 때문에 아름답고

별빛은 달빛 덕분에 유난을 즐깁니다

 

홀로된 듯 하나

혼자인 사람은 없습니다

일생을 사는 동안

맑은 날도 흐린 기억도

그림자는 뒤를 밟아 혼자를 비질합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박명수 주주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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