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기, 최다 공연, 최다 관객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등록돼 있는 대한민국 연극의 살아 있는 신화 <품바>!

국내 최장기, 최다 공연, 최다 관객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등록돼 있는 대한민국 연극의 살아 있는 신화 <품바>!

세계 속의 우리연극 한민족의 대서사시 <품바>가 2023년 2월,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42년 역사와 미래 "<김시라 품바 공연 학술세미나>를 통해 재조명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1981년 첫선을 보인 이래 1998년 6월, 100 만여 관객을 울리고 웃기면서 4,000회 공연을 돌파, 1996년 ‘국내 최장기’, ‘최다 공연’, ‘최다 관객’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수록되는 쾌거를 이뤄온 <품바>다.

<품바>는 일제 압박의 식민지 시대로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전국을 떠돌며 살다간 한 각설이패 대장의 일대기로 각설이 타령이 안고 있는 한과 해학을 밀도 짙게 조명한 한국판 모노드라마(1인극)이다. 반세기가 다 되어가는 동안 가장 낮은 자의 목소리를 통해 삶의 애환을 풀어온 <품바>는 단연 가장 한국적인 모노드라마이며 동시대를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오늘 2023년 2월 6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되는 "품바"학술세미나를 통해 부활하길 기대하는 품바학술세미나 포스터다.
오늘 2023년 2월 6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되는 "품바"학술세미나를 통해 부활하길 기대하는 품바학술세미나 포스터다.

 

1981년 초연된 <품바>에는 광주 민중항쟁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정신이 깔려 있었듯이 이후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따라 <품바>의 사설과 타령은 민주화를, 노동자의 외침을 또 인권문제를 그리고 통일의 꿈을 이야기해왔다. 어쩌면 지금 시기 “전두환 도당”의 세월을 이겨낸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다시 부활한 전두환 도당을 떠올릴만큼 처참한 민주주의 후퇴기에 “윤두환 도당”을 연상케 하는 것은 비극이자 우연인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 동안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고 분노를 대변해 온 <품바>가 2023년 2월, 침체기에 들어선 경제와 힘들어하는 서민들의 애환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기대 속에 부활의 날개를 달게될지 기대된다. <품바>가 추구했던 익살스러운 해학과 신랄한 풍자가 살아 있는 품바의 부활은 넉넉한 웃음을 통해 관객들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신명을 되찾게 해줄 것이다.

<품바>는 각설이 눈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다. <품바>는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것을 받아 들이는 바다와 같이 늘 춥고 배고프고 어렵지만 고통받는 사람들과 절망한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이다. 사람 김시라가 그래서 품바를 연출하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따뜻한 마음만큼 삐뚤어진 세상에 대한 그의 분노는 뜨겁다. 그 뜨거움을 노래한 것이 품바이다. 때로는 익살스럽게 때로는 신랄하게 거침없이 터져 나오는 <품바>의 타령은 사회에 대한 불만이 가득 찼을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하나의 장탄식과 같은 것이다.

<품바>는 유쾌하다. <품바>는 통쾌하다. <품바>는 상쾌하다.

스무 개가 넘는 구성진 민요와 신나는 각설이 타령을 맛깔나게 소화해 내며 때때로 걸쭉한 입담과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품바 명인들의 연기를 보는 것은 한마디로 즐거움 그 자체이다.

<품바>의 매력은 직설적으로 다 까발린다는 점에 있다.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사회의 모순이나 병폐에 대해 큰소리로 꾸짖는 내용의 솔직함은 잊고 지내던 우리의 해학적 문화의 재발견이며 답답한 우리의 목소리를 속 시원하게 대변해 주는 결코 주저하거나 에둘러 표현하지 않음으로서 더럽고 추잡한 정치와 온갖 자기이익에만 집중한 권력자들의 권력의지에 신물이 나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기대를 품게 하기 충분하다. 하나의 추억으로 벌써 설레는 마음이다. 특히 이래저래 속 터지는 요즘 <품바>의 걸쭉한 입담에 직설적으로 담긴 풍자와 신명나는 장단이 통쾌하고 화끈한 웃음으로 세상사에 찌든 스트레스를 확 날려 보내줄 수는 없을까 애가 타는 마음으로 기대를 갖는다.

 

품바, 사람 김시라 

오메, 자네왔능가?
머시, 꺽정인가?
전라도 홍어라 사람을 조롱하는 천박한 몰골을 한 인두겁 앞에 
이 두 문장은 을씨년스런 인사동 거리에서 사람을 품는 바이블 같았지.
"용산에 거지소굴을 만들고 
그곳에 똬리를 튼 독사새끼 한 마리"는 감히 범접할 수조차 없는 사람 김시라의 말씀


오메, 자네왔능가?
머시, 꺽정인가?라는
오만가지 근심따위 아랑곳없이 
수수만년 날시린 벌판에 거친 풍파조차 
같잖은 것으로 치부하며 품어내는 오천년 
아니 그보다 오래된 태초의 사람 조선의 어머니, 
조선의 조상님에 넓은 대륙같던 맑디맑고 티없이 따사롭던 품
그 품을 바라보며 살아온 전라도 사람 김시라


그가 차별을 말한 적이 없고
그가 정치에 편을 든 적이 없고
의연히 팔도를 넘고 태초에 사람 사랑 하나로 다소곳이 바라본 세상
사람을 겁박하고 해치는 것들에 부드럽고 예리한 날선 칼날을 들이대고 
힘없는 자들이 얼마나 강하게 울부짖을 수 있는가 보여주었던 
풍자와 해학의 장 품바
그 품바를 누구라 편파라 할 수 있는가
2001년 다시주유소에서 서울 가는 길 우연히 만나 
종이컵에 커피 한 잔 들고 마시며 인사하고 헤어졌다


그날 사람 김시라는 하늘에 갔고
다시 2023년 지상의 안부가 궁금해라며
오메, 자네왔능가?
머시, 꺽정인가?하고
다시 조롱거리 넘치는 세상을 위로하러 온 것을


오메, 자네왔능가?
머시, 꺽정인가?
품바는 대동세상이제
편파는 무슨
조롱도 넘치면 편파고
정치도 쏠려가면 편파네
다시 보세 품바 
사람 김시라의 눈이 밝아 오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형효 객원편집위원  tiger3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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