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2.05.~02.11), 노동자 10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심야 1명, 오전 1명, 오후 8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일 2명, 월 1명, 화 1명, 수 2명, 목 2명, 토 2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7명, 깔림 3명이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0명, 광역도 10명(경기 1명, 충북 2명, 충남 2명, 전남 2명, 경남 3명)이다. 10명 중 연령이 파악된 노동자는 1명인데, 그 연령은 50대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2월 5일(일), 10:10경 경남 의령군 가례면의 어느 축사에서 노동자 1명이 지붕(높이 5.8m) 위에서 노후 지붕재를 교체하던 중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2:30경 충북 괴산군 청안면의 어느 벌목 현장에서 노동자 1명(운전원)이 굴착기로 집재작업을 하던 중 산 비탈면 경사로에서 50m가량을 굴러떨어진 굴착기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집재(集材)는 나무를 베는 일터에서 베어 넘긴 나무를 나르기 위하여 한곳에 모으는 일이다.

2월 6일(월), 14:10경 충북 음성군 삼성면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트럭에 실은 파이프 다발(1톤)을 고정하는 작업 중 쏟아지는 파이프 다발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2월 7일(화), 14:20경 전남 순천시의 어느 철거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대형 텐트를 철거하려고 상부(10m)에 올라가 작업하던 중 텐트가 찢어지는 바람에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2월 8일(수), 03:28경 충남 천안시 수신면의 어느 물류센터에서 노동자 1명이 화물차(윙바디) 적재함 내부에서 팔레트 고정 장치를 해체하고 내려오던 중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14:52경 전남 강진군 군동면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철제 계단의 계단참에서 용접 작업하던 중 3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계단참(階段站)은 층계의 중간에 보이는 좀 넓은 곳이다.

보령발전본부 제1부두 석탄하역기. 보령시 제공, 한겨레, 2023-02-09.
보령발전본부 제1부두 석탄하역기. 보령시 제공, 한겨레, 2023-02-09.

2월 9일(목), 12:57경 충남 보령시 오천면 한국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보령화력발전소)의 제1부두 ‘연속 석탄 하역기’(Continuous Ship Unloader·CSU)에서 ㅎ하청업체 소속 청소 노동자 이아무개(52)씨가 낙탄을 청소하는 작업을 하다 15m 아래로 떨어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날 오후 2시께 목숨을 빼앗겼다(한겨레, 2023.02.09.). 노동자는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항운노조)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중부발전 협력업체에 파견돼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연합뉴스, 2023.2.14.). CSU는 석탄 운반선에 실린 석탄을 발전소 안으로 연결하는 일종의 컨베이어벨트 장치다. 17:09경 경남 김해시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운전원이 로더를 후진하던 중, 지면 높이가 낮은 쪽으로 전도되는 로더에 깔려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4개월보다도 더 긴 137일이 지난 6월 26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2월 11일(토), 14:16경 경기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계단실의 천장 슬래브(slab) 거푸집을 설치하던 중 4m 높이에서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슬래브는 보의 높이가 낮고 폭이 큰 평판 구조물로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바닥이다. 14:48경 경남 김해시 상동면의 어느 제조업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일자형(I형) 사다리를 이용하여 도색작업을 하던 중 2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2월 15일

*관련 기사: 보령화력발전소 하역기에서 청소노동자 추락해 숨져(한겨레, 2023.02.09.)

https://www.hani.co.kr/arti/area/chungcheong/1079038.html

‘김용균 죽음’ 원청 또 면죄부…중대재해법, 이래서 필요하다(한겨레, 2023.02.09.)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79095.html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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