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흑백 TV를 쌓아놓은  전파상(?)
                                                    

우연히 TV를 보다가 흑백 TV 여러 대를 쌓아놓은 전파상(?) 같은 사진을 보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5~6학년 시절,  (꽤 잘산다고 하는 집 안방에서나 흑백 TV를 볼수 있던)  그 시절의  추억담들이 떠올랐다.

 

<추억담 / 하나> :  초등학교 5~6학년 이었나?  그시절  유행하던  TV프로그램 중에 어린이들에게는  '타잔'이  가장 인기가 있었으며, 언제나 보고싶어하던  프로였다.  아프리카 밀림에서 침팬지를 데리고 다니며 나무를 타고, '아아아 아아아아~' 하고 괴성을 지르면서 치타,코끼리 등의 동물들을  불러서 악당들을 혼내주는 줄거리로 기억된다.

우리 동네에서는 어느 만화방을 하는 집의 대청마루에 흑백 티비를 놓고 일요일 저녁에 방영하던 '타잔' 프로를 볼수 있었다. 단, 유료 시청으로 그당시 5원(혹은, 10원)인가 하는 푼돈을 받고 마루에 올라가서 보도록 해주었다.  좀 늦게 가면, 대청마루가 내 또래 어린이들과 동네 형들로 꽉 차서  집 마당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앉아서 보기도 했다. '타잔' 프로가 끝나면서 프로레슬링이 유행하였고, 김일 박치기와 장영철, 천규덕 등의 프로레슬러들의 경기가 단골 메뉴였던 것 같다.

<추억담 / 둘> :  그 당시 국민학교 5학년 때에, 같은 반 부반장 아이가 꽤 잘살았던 모양이다. 양옥집에 살면서 자기와  친한 아이들에게는 주말에 제집으로 오게하여 TV를 보게해주었다. 어느 날인가, 나에게도 토요일 저녁에 자기 집으로 오라고 말해주어 (잔뜩 기대하고) 작은형과 함께 그애 집을 찾아갔다. 그런데 걔네 집을 정확히 확인하지도 않고, '북아현동 능안골 입구' 양옥집이라고만 알고 갔던 것이다. 

문제는 양옥집이  한두 집이 아니고 여기저기 2층 양옥집이 십여 채나 즐비하게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작은형과 함께 어두컴컴한 길에서 양옥집마다 그아이 이름을 크게 부르며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 여러 집에서는 아예 문도 열어주지 않거나, 2층에서 "그런 아이 없다. "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래서 주말에 친구 집에서 TV를 시청하는 꿈(?)은 깨지고 말았다. (나중에 들으니, 걔네 집은 능안골 입구가 아니고, 한참 더 들어간 중간 지점에 있다고 했다.~^^) 

 

편집  : 허익배  객원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21h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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