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추상화

강호의 고수들
미술반에 들어오니 다른 학교 미술반과 묘한 우정도 형성되어 갔다. 미술대회가 열리면 그림을 어느 정도 그려 놓고 죽 한번 둘러본다. 그러다 발걸음이 탁 멈춘다. 고수다. 그렇게 어느 학교의 누구 누구라면서 경쟁심과 함께 깊은 동료애를 느꼈다. 교화가 그림을 그만뒀다면서. 그림 참 좋았는데. 승효상이도 그만뒀단다. 아깝네. 당시 제일 강렬했던 눈을 가진 친구는 안창홍. 철창에 갇힌 맹수의 불온한 눈빛. 창홍은 고교 때부터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했고 미술대학은 필요 없다고 다니지 않았으며 지금 누구보다 강렬한 자기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승효상은 '빈자의 미학'이란 철학성과 개성이 강한 건축가로 노무현 대통령 묘소 설계로도 유명하다. 강호의 고수는 역시 고수. 우리는 지금도 뿌듯한 마음으로 만나고 있다. (고1 추상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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