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바닷가를 그리다 보니 큰 캔버스가 필요했다. 그런데 주머니에 돈이 있는 게 아닌가. 일단 50호 되는 캔버스를 샀다. 그런데 돈이 공납금이었다. 어떡하지? 후배 준홍이에게 의논하니 "행요 저기 감만동에 가면 옛날 일본군 막사로 쓰던 막사가 있어요. 거기 임자 없는 바둑판이 엄청시리  널브러져 있어요" 그렇구나 그걸 갖다 팔면 되겠다. 그 무거운 걸 욕심껏 들고 나오는데 주인이 있었다. 이름표를 뜯기고 일주일 유기정학을 먹었다. 그렇게 마련(?)한 캔버스로 다대포로 가서 이젤을 펴고 멀리 조개를 줍는 아주머니를 그렸다. 그림 구경하는 아이도 앞에 세우고 그렸다. 이 역시 나의 중요한 작품이 되었다. 나는 정학 먹고 그림 남길래? 안 먹고 안 남길래? 묻는다면 서슴없이 대답할 것이다. 먹고 그림 남기겠다고.  (고2 유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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