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류가 언젠가는 반드시 직면하게 될 상황이고 그 상황이 점점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상황은 아니다. 인류는 가시적으로 위기의 순간이 닥쳐야 비로서 아뿔싸! 하고 제 정신을 차릴 것이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한참 늦은 때이다.
한국의 기후과학자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에 따르면, 온난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급격하거나 비가역적 변화의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한다. (한겨레신문 4월 27일자 기사* 참조) 비가역적 변화는 '이력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과거에 겪어온 과정이 그 이후 나타나는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기후에서는 특히 티핑이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을 때 굉장이 강해진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티핑이란, 작은 변화가 임계점에 다다르면 갑자기 큰 변화로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기후위기가 두려운 이유는 바로 이 티핑 때문이다.
티핑은 지구의 기온이 임계온도를 초과할 경우 지구온난화가 멈추어도 기후시스템에 멈출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할 것을 의미한다.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16가지의 지표 중 그린란드 빙상 붕괴, 남극 서부 빙상 붕괴, 광범위한 영구동토층 해빙, 래브라도해의 대류 붕괴, 전세계 열대 산호초 소멸 등 5가지 지표가 티핑 포인트에 임박했거나 지났을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기후변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한파나 열파, 가뭄, 홍수 등과 같은 극한적인 기상을 예측한다해도 티핑이 일어나면 무용지물이다. 안 교수에 따르면 "한 20년 전에는 지구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서 적어도 3도 내지 5도 이상 증가해야 티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1~2도 만 증가해도 티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파리기후협정에서 지구 온도상승 억제 목표를 1.5도 내지 2도로 잡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티핑이 일어난다면 과연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류는 물 부족이나 식량 부족에 허덕일 것이고, 전염병 창궐 또한 예상 가능한 일이다. 그보다 더한 급변 현상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가장 두려운 건 지구축의 기울기가 요동칠 때일 것이다. 그 두려운 시기가 오면 인류는 손쓸 여지가 없다. 많은 나라의 영토가 지진이나 해일로 인해 물에 잠기고 문명이 급변하는 시기가 오게 될 것이다. 그 시기가 언젠가 온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오늘 그리고 내일 무엇을 준비하며 살아야 할까. 하루하루의 삶이 어떻게든 달라져야 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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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도 상승 1.5도 이내로 막아도 기후급변 ‘티핑’ 일어날 수도” : 환경 : 사회 : 뉴스 : 한겨레 (hani.co.kr)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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