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사각지대를 살피는 의원이 되기를

2016년 4월 13일.

제20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나는 지난 19대 국회의원들을 상당히 많이 만나보았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노년유니온으로 노인 복지정책에 대한 일이어서 주로 복지분과의원님들을 중심으로 만났다. 이번에 다시 국회로 돌아오시는 분이 누구라도 심히 염려가 된다.

아무래도 다시 만나게 된다면 훨씬 더 친밀하게 그리고 부담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바뀌고 나면 다시 얼굴을 익혀야 하고, 우리의 사정을 알리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다.

지난 19대 때 많은 힘을 주셨던, 더민주의와 정의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의 복지분과 의원님들과 협조를 해주셨던 이목희, 오세제, 김용익, 김성주, 남윤인순, 장하나, 강기정, 이인영, 홍종학, 김춘진, 박원석, 양승조, 최동익, 심상정, 정동영, 천호선의원님들을 모두 20대에서 다시 뵈었으면 좋으련만 벌써 사퇴, 낙천 등으로 상당수의 의원님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렇게 많은 의원님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된 것은 그만큼 우리는 다시 일을 시작해야한다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일단 이번 20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이렇다.

첫째, 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분들이라고는 하지만 자기 지역만을 챙기다 보면 국회의원인지 지자체장인지 구분이 안된다. 부디 자신의 지역구만 챙기는 의원이 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표를 의식한 지역 공약을 쏟아 내었다. 지자체장이나, 지방 의원인지 국회의원 후보인지 구분이 안가는 경우가 많이 보여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 분들이 있다. 국회의원이라면 정말 나라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을 해주시기 바란다. 어느 의원처럼 돈을 많이 긁어다가 지방을 위해 쏟아 붇겠다고 공언을 하였는데, 과연 이런 국회의원이 국회를 바르지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된다.

둘째, 이제 국민들을 바라보는 소신 있는 국회의원이 되어주기 바란다. 아직까지도 제왕적 대통령의 부하 또는 거수기에 눈칫꾼이어서야 되겠는가?

국회의원이라면 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는 과감히 정당의 당론이라도 거부 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의원이었으면 싶다.

이번 선거에서 나는 진영의원님에게 "당신은 진짜 국회의원 자격이 있는 분입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새누리당에서야 배신의 정치가란 말을 하겠지만, 그런 각오도 없이 의원 뺏지를 달고자 하는 사람은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진영의원은 보건복지부장관 시절에 복지정책에 대한 소신을 실현하지 못하게 되자 과감히 장관의 자리에서 물러난 분이다. 애초부터 복지 공약을 너무 무시하고 나서자 복지관련 4개의 단체는 장관을 정치공약을 사기 친 사람으로 고발까지 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복지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자 장관으로서 자신이 할 일이 없다고 판단한 뒤 스스로 장관의 자리를 던지고 말았던 것이다.

적어도 이 정도의 자신감과 투철한 정치적 소신이 없이 거수기 노릇이나 할 사람이라면 의원자격이 없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국민과 더 힘든 사람들에게 고루 관심을 가져 광범위한 혜택의 정책에 과감하게 나서주기 바란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을 가지고 3년 여를 길거리로 국회로, 당사 앞으로 달려갔다. 복지분과의원들을 만나서 많은 협의와 동조, 이해를 받기도 했다. 단 20자 이내의 시행령은 간단히 한 줄 만으로 쓸 수 있다. 이 일이 아직도 해결 되지 않고 있다.

적어도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가진 게 아무 것도 없어 국가에서 생활비를 받아서 사는 분들에게 기초생활보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주어야 한다. 둘을 다 합쳐도 월70만원 이내의 최저생활 수준으로 OECD국가의 평균에 비해 아주 열악하다. 이 일은 반드시 받아 들여져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19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기초연금은 분명히 하위 70%의 노인들에게 20만원을 주겠다고 한 법이었다. 본래 대통령은 모든 노인들에게 20만원을 주겠다고 했던 공약을 70%로 줄인 것만도 상당히 후퇴를 한 것이다.

이 하위 70% 노인들 중에서 가장 가난한 약 40만명 정도의 기초수급자들에게 이번 달 25일 기초연금 20만원이 통장에 입금 된다. 그런데 다음 달의 기초수급비(기초생활비)가 입금되는 20일에 생활비 48만원정도 입금이 되던 통장에는 28만원만 입금이 된다. 이유는 기초연금 20만원을 지난달에 받았으니까 그 만큼 빼고 준다는 것이다.

가장 가난한 노인들에게 준다는 기초연금이 줬다가 도로 뺏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런 복잡한 셈법의 숨은 의도는 아주 고약하고 불손하다.

나는 이런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각 당의 선거 공약집에 포함시켜 달라고 했다. 이에 수긍한 야당들은 다 수용했다. 유독 집권당인 새누리당만은 지금까지 대답을 회피한다. 새누리당은 극도의 빈곤 속에 방치된 어르신들을 위하는 일에 함께 협상을 하고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이 일은 국가정책의 큰 일에 비하면 사소하다. 불합리한 정책을 바로잡는데 당리당략에만 매달리지 말고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해주기 바란다.

예를 들어서 기초연금 부분만 말했지만, 앞으로 더욱 늘어나는 노령사회에 대한 대책은 국가 장래를 위한 시급한 일이다. 이 일은 곧 내 자녀들의 앞날을 위한 것이다. 점차 노쇠해 가는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해서 심도있는 협의를 거쳐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한다.

내 자신의 영달만을 위한 국회의원이어서야 되겠는가?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과감히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의원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편집 : 이미진 편집위원

김선태  ksunta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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