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을 연결하는 임진강은 오늘도 평화통일의 염원을 품고 흐른다.

4월 29일 정전협정 70주년 연천평화기행(이하 평화기행)에 참석하였다. 이번 평화기행은 (사)민족문제연구소 경기북부지역위원회(위원장 이희주) 주최, 연천지회(지회장 이봉영)에서 주관하여 준비와 진행을 하였다.

38선 표지석과 연천군 상징 조형물
38선 표지석과 연천군 상징 조형물

가랑비가 내리는 의정부역 서부광장에 도착하여 인솔자 이희주의 안내에 따라 참가자들과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승차하여 9시 10분에 출발하였다. 전곡읍에서 연천지역 참가자가 합승하여 첫번째 답사지 38선 표지석에 도착한 것이 10시 20분이다. 1400만명 도민이 살고 있는 경기도에서 분단의 고통을 온몸으로 안고 있는 연천군까지 의정부에서 1시간 내에 버스로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10여년부터 시작된 DMZ 접경지역 교통 인프라 사업으로 건설된 3번국도 우회도로가 큰 역할을 하고 있고, 경원선(서울에서 원산까지 가는 기차)과 함께 경기도 동북부와 강원도 철원을 연결하는 동맥으로 작용하고 있다.

‘38선’ 표지석은 3번 국도를 타고 연천군에 들어오는 관문 역할을 하는 한탄대교 100m 앞 한탄대교사거리 옆에 위치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78년전 1945년 해방과 함께 한반도를 분할하는 통한의 38선이 그어진 장소이며, 5년후 한국전쟁때 38선을 넘어 북으로 진군한 ‘38선돌파기념비’로써 의미가 병존하고 있는 곳이다. 오늘을 사는 국민들이 어떤 기억을 받아 들이고 무엇을 극복해야 하는지 말없이 증명하고 있는 곳이다. 해설을 한 박충식(연천지회 사무국장, 전 연천군의원)씨의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 이번 평화기행의 의미를 찾기에 충분한 느낌이다.

유엔군화장장시설(유엔군화장터)  기념촬영
유엔군화장장시설(유엔군화장터) 기념촬영

이어 유엔군화장장시설(유엔군화장터)에 도착하여 서희정(전 연천군의원) 씨의 해설을 들었다. 갑오동학혁명부터 일제강점기(대일항쟁기)를 너머 해방과 분단 그리고 한국전쟁 발발과 53년 정전협정 체결까지의 역사를 짧은 시간에 귀에 쏙쏙 들어올 수 있게 해설을 잘 해주었다. 이번 평화기행 해설을 위해서 한달 전부터 학습을 한 노력과 역사을 전공한 내공이 느껴지는 간단하면서 명료한 해설이였다.

세 번째 답사지 태풍전망대 가는 길에 여정에 없었던 군남홍수조절댐, 중면행정복지센터를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서 분단의 상흔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북한군 고사기관총 낙탄지(중면 행정복지센터내)
북한군 고사기관총 낙탄지(중면 행정복지센터내)

‘남토북수-북쪽의 물로 남쪽의 곡식을 기른다-’의 고을답게 연천군에는 DMZ을 넘어 남북을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과 동서를 가르는 한탄강이 도감포에서 합수하여. 서쪽으로 흘러 한강과 만나 서해로 들어 간다. 천혜의 자연 그대로의 원형질을 품고 있는 연천군은 로하스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상향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반면에 DMZ로 상징되는 분단의 고통을 온몸으로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09년 임진강에서 캠핑하고 있던 국민 6명이 북쪽 임진강댐의 방류로 인하여 사망하는 불행한 사고가 발상하였고, 2014년 대북단체의 삐라 살포에 반발한 북한군이 고사포를 발사하여 유탄이 중면 일대에 떨어진 곳이다. 박충식 씨의 배려로 여정에 없던 곳을 답사하면서 분단의 상흔이 먼 70년전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생존의 문제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태풍전망대에서 '평화통일'을 외치는 참석자 일행
태풍전망대에서 '평화통일'을 외치는 참석자 일행

태풍전망대를 견학하기 위해서는 성인은 신분증이 필수로 필요하다.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출입하기 위해서 군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출입 절차 후 전망대 주차장에 하차하니 병사가 친절하게 주의사항-금연과 사진은 북쪽방향 촬영 금지-를 전달하고 전망대까지 안내하였다. 전망대에서 북녘을 바로 보니 팔을 뻗으면 잡힐 것처럼 가까운 거리였다. 정전협정으로 분단이 고착화되어 70년이 지난 지금도 갈 수 없는 금단의 땅이 되었다는 것과 아직도 분단을 극복하지 못하여 우리의 아들 딸들이 소중한 청춘을 안보와 평화를 위해서 155마일 철책선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 현실의 냉엄함이 교차하여 마음이 무겁다.

항일의병묘역 기념사진(상), 순국선열 묵념(중), 심원사의병주둔지 해설사 서희정(하)
항일의병묘역 기념사진(상), 순국선열 묵념(중), 심원사의병주둔지 해설사 서희정(하)

마지막 답사 장소 원심원사 ‘항일의병묘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참석자 소개와 퀴즈 풀이로 분위기 전환과 답사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 중 기억에 남는 몇 분을 소개한다.  조부모와 참석한 민석, 민영 형제와 엄마와 참석한 상훈, 상민 형제 및 가장 먼 제주도에서 참석한 이성구씨가 퀴즈 상품으로 이봉영 농부의 블루베리 농장에서 수확한 블루베리 선물을 약속 받았고, 서울 관악구에서 참석한 안욱현 씨는 구수한 경상도 말씨로 연천평화기행을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 발언하였고, 양주에서 참석한 조문정 씨는 몇 년 전에 아이들과 항일독립운동 답사를 했을 때 기억이 좋아서 다시 참석하게 되었고 이번 답사를 통해서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발언하였다. 이진선 씨는 오는 7월 25일부터 30일까지 간도학교에서 진행할 항일무장투쟁유적지 ‘간도를 가다’ 답사프로그램를 홍보하였고, 이재강(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씨는 재임시절 경기도 접경지역 발전과 평화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는데 지금 남북이 대결국면으로 전화되어 안타깝고 민통선에 조성한 평화농장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원심원사에 도착하여 서희정 해설사로부터 원심원사의 연혁과 ‘심원사의병주둔지’에서 있었던 1907년 정미의병 전투와 의병전쟁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항일의병묘역’에 도착하여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올리고 묘역과 '연천항일의병비' 및 '연천항일운동 유적지 현황(23곳) 설명비'가 조성된 경위와 과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참고로 서희정 해설사가 연천군의원 때 기고한 기사를 참고하면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http://m.sudokwon.com/article.php?aid=1615711057464680017 )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진행자 박충식은 이번 답사를 위해서 도움을 준 회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하였고, 이봉영 지회장, 이희주 위원장 순으로 답사에 참석한 회원과 시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발언을 끝으로 뜻깊은 답사를 마무리 하였다.

"백년 전 뼈아픈 역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누가 감히 역사를 잊자고 하는가!"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재광 주주  gamkood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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