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전
화가 이중섭의 전시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현대화랑이었던 것 같다. 그때 이중섭의 그림이 사실상 처음으로 대중에게 알려졌는데 나는 완전히 반해 버렸다. 루오처럼 검게 그리는 조선 청년이 나타났다고 했다는데 내가 보기엔 루오보다 나았다. 루오나 서양에는 없는 '기운'의 흐름이 강력하고 매력적으로 생동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삶과 요절 스토리. 그림을 보고 온 하숙집 선배들과 얘기. "예술가의 요절이라는 것이 본인은 안됐지만 우리에게는 삶에 여운을 주네요" 이에 즉각적인 나의 대꾸. "그건 관람자의 입장이고 당사자로서 나는 아닙니다. 나는 오래오래 살아서 아주 많이 그릴 겁니다" 그러자 뚝.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내가 특히 놀란 이중섭 황소 그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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