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 팝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으로 이주하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이주 사회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명을 넘겼다. 전체 인구의 5% 수준이다.  2021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를 보면 성인의 다문화 수용성은 52.27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스포츠는 이주민과 선주민을 연결하는 유용한 통로다. 가장 큰 장벽이 되는 언어 문제가 없다. 신체활동 속에서 연대감을 형성하기도 쉽다. 한국보다 먼저 이주 사회에 진입한 유럽 등은 스포츠를 이주민 포용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투자는 자연스럽게 전체 사회의 스포츠 활성화로 이어졌다.

*관련 기사 : 20㎝ 농구공, 이주청소년과 한국을 잇다 : 사회일반 : 사회 : 뉴스 : 한겨레 (hani.co.kr)

한겨레 창간기획 - 이주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① - ​​​​​​​이주 청소년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 단원들이 8일 서울 용산구 보성여고 체육관에 모여 농구공을 던진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출처 : 한겨레 2023-05-16
한겨레 창간기획 - 이주시대, 스포츠로 경계를 넘다① - 이주 청소년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 단원들이 8일 서울 용산구 보성여고 체육관에 모여 농구공을 던진 뒤 환하게 웃고 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출처 : 한겨레 2023-05-16

스포츠를 나치 독재를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은 독일과는 달리 프랑스는 나치에 대한 반발로 스포츠를 인종차별 반대와 사회 평등을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프랑스 파리, 리옹, 스트라스부르에서 활동하는 '카부부'가 좋은 모델이다. 카부부는 2018년 이주민과 난민을 위해 꾸려진 민간 스포츠 단체다.  매주 축구,농구, 요가, 수영 등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국제올림픽 위원회에서도 카부부를 '스포츠와 역동적사회' 지원대상으로 채택하며 "스포츠가 기후변화, 난민 통합, 성평등 같은 사회문제 해결에 효과적임을 보여줬다고"고 평가했다. 

독일도 1950년대에 과거를 반성하고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른바 '황금계획'이 탄생한 것이다. 독일체육회는 이주민과 장애인, 노인,여성 등 그간 스포츠가 배제해온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했다. 건강이 인류 최고의 자산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반면에 한국 스포츠는 유럽이 걸어온 길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한국에서는 ‘모두를 위한 스포츠’로 가는 길이 여전히 요원하다. 이주민을 포용하는 정책 수단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글로벌 프렌즈는 이주민을 위한 다문화 농구단이다.  스포츠 정책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사이 글로벌 프렌즈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나마 글로벌 프렌즈는 천수길 소장이 사재를 털어 운영하고 있다. 이주민과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개발에 지자체부터 적극 나서야 하지 않을까.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csh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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