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아니잖아
박 명 수(한국문인협회회원, 목사)
너는 머리부터 넣어
셔츠를 입지만
나는 두 팔부터 셔츠를 입지
너는 북적이는
시장 골목을 즐겨 찾지만
나는 오붓한 오솔길을 좋아하지
너는 왼발부터 넣어
바지를 입지만
나는 오른발부터 바지를 입어
지빠귀는 이른 아침
개울가를 찾아 목을 적시지만
유리딱새는 대낮에 더운 얼굴을 씻지
아침에 퇴근해도
그림자는 낮을 닮아 설치고
저녁에는 그림자도 잠을 자지
왜 그러지
나는 네가 아니잖아
하나뿐인 작품은 둘이 아니잖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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