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선전 6
외갓집에서 결혼식을 한 어머니는 시댁 우리 할매랑 친척에게 인사드리러 가는데 버스가 없어 수소문하여 미군 지프를 타고 시댁에 갔다. 어머니는 늘 새벽에 일찍 일어나 마당을 쓸면 '새벽에 마당을 쓸면 거름이 한 소쿠리다'며  할배의 며느리 사랑이 극진했다. 그러나 친척 아지매가 우리 또출이 고모에게 '너그 올케(어머니)한테 잘하래이. 선비딸로 곱게 자라 깡촌에 시집와서 시누 많제, 시엄니시 벨나제 얼마나 힘들겠노"라고 한 말이 우리 어머니가 아지매에게 고자질 한 거로 우리 할매가 듣고 엄창난 난리의 태풍이 불기도 하였다. 그러나 동네 청년들에게는 '봄날은 간다', '찔레꽃' 등 라디오 없는 시골에 최신 유행가를 가르쳐 주기도 하며 부지런히 일해 사람들의 칭찬 속에서 지냈다.  (2000년경 내 삽화)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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