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었니?"

"예. 먹었어요."

날마다 같은 내용의 어머니전화를 받습니다.

"저녁 먹었니?"

"아직 안 먹었어요. 엄마 그리고 한낮에 무슨 저녁이에요?"

"응, 얼른 저녁 지어먹고 자."

".......?"

 

"요새 많이 바빠?"
"하실 말씀 있으면 하세요."

"많이 바쁘지 않으면 한 번 와. 보고 싶어."

"그저께 다녀왔잖아요."

"그저께?"

무슨 소리냐는 듯 어머니가 되묻습니다. 

"그저께 OO이랑 같이 갔었잖아.?"

"으응."

 

"엄마, 가만히 누워있지 말고 몸을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누워계세요."

"뭐라고?"

"같은 자세로 누워있으면 욕창 생기니까 둥글둥글하면서 

누워계시라고요."

같은 말을 여러 번 해도 자꾸 되묻습니다. '뭐라고?'

"저녁 먹었니?"

정오를 조금 넘긴시간에 또 저녁밥을 얘기합니다.

"예 먹었어요." 걱정 아닌 걱정을 하시니 그렇다고 합니다.

"많이 바쁘지 않으면 한 번 다녀가, 보고 싶어."

"예 알았어요."

 

그동안은 보름에 한 번씩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자꾸

보고 싶다고 하니 일주일에 한 번씩 다녀오려고 합니다. 내일

면회하러 갈 때 일주일에 두 번도 되는지 물어보고, 부지런히

다니려고 합니다. 할 수 있을 때......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babsangm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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