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제8시집 [노비따스]에서

동살품고 도린곁의
고샅길로 허정허정

메숲오름 쑥대낭섶
시새긴돌 바람의딸

새물내는 찔레꽃향
모숨한줌 먼지자밤

아람불어 육덕진날
물거울속 하늘의빛

渾然한별 幽靜하오



주석
동살 : 읽을 때는 '동쌀', 새벽에 동이 틀 때 비치는 햇살
도린곁 : 사람이 잘 가지 않는 외진(구석진, 한산한) 곳
고샅길 :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또는 골목 사이)
허정허정 : 다리에 힘이 없어 자꾸 비틀거리는 모양
메숲 : 산에 나무가 우거진 숲
쑥대낭섶 : 제주어로 삼나무숲
새물내 : 빨래를 해서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
모숨 : 한 줌 안에 들어올 만한 길고 가느다란 물건
자밤 : 나물, 양념 따위를 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큼
아람이 불다 : 밤(상수리)이 완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상태에 있다
혼연渾然 : 머뭇거리거나 두려워할 상황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예사로운 태도
유정幽靜하다 : 그윽하고 조용하다

 

 

편집 :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모내기 철 물 잡아 놓은 논, 물거울의 아름다움 / 사진 소운재 채기룡
모내기 철 물 잡아 놓은 논, 물거울의 아름다움 / 사진 소운재 채기룡

 

김인수 객원편집위원  pppp77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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