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2023.06.25~07.01), 노동자 14명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의 하루 중 분포는 심야 1명, 오전 5명, 오후 8명이다. 요일별 분포는 일 1명, 월 5명, 화 3명, 수 3명, 목 2명이다. 재해 유형 분포는 떨어짐 6명, 끼임 3명, 기타 5명(익사, 호흡곤란, 돌연사, 자살, 열사병)이다.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3명이 각각 호흡곤란, 돌연사, 자살 등으로 숨졌다. 시도별 분포는 광역시 1명(인천), 광역도 13명(경기 5명, 충남 1명, 전북 2명, 전남 3명, 경북 2명)이다. 14명 중 나이가 파악된 노동자 9명의 나이별 분포는 20대 2명, 30대 2명, 40대 1명, 50대 2명, 60대 2명이다.

삼가는 마음으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사망사고 속보>와 언론 보도에 나온 사고 상황을 정리해 본다.

6월 25일(일), 이주노동자노동조합에 따르면, 경북 안동시 남후면의 어느 석재회사 숙소에서 26세 남성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가 새벽 2시경 자다가 호흡곤란을 겪다가 응급실에 이송됐으나 목숨을 빼앗겼다(매일노동뉴스, 2023.07.03. 연합뉴스, 2023.07.05.).

경기 포천시 영중면에 있는 석재공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컨테이너 가건물. 방이 몹시 비좁고 공동주방은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 위생 상태가 나빴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출처: 한겨레21, 2023.06.03.
경기 포천시 영중면에 있는 석재공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컨테이너 가건물. 방이 몹시 비좁고 공동주방은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 위생 상태가 나빴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출처: 한겨레21, 2023.06.03.

6월 26일(월), 08:40경 충남 금산군의 어느 판매업 사업장에서 집게차 운전원이 파지를 수거하려고 집게차의 아우트리거(outrigger)를 전개하다가 폐차장 기둥과 아우트리거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15:20경 경기 용인시의 어느 사업장에서 이동식 크레인(12t)을 이용하여 컨테이너(1.2t)를 옮기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위에서 줄걸이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2.6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8일이 지난 7월 4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6:40경 인천광역시 서구의 특수차량 제조업체에서 50대 노동자 1명이 특장차(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차량)의 고장 난 덤프 실린더를 수리하려고 적재함을 올린 채로 하부에서 수리하던 중 내려오는 적재함과 차체 사이에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18:50경 전남 신안군 도초면의 어느 새우 양식장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새우 사육 수조 밑바닥에 가라앉은 채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을 빼앗겼다(한겨레, 2023.06.27.). 해당 수조 깊이는 3.5m다. 경찰은 그 노동자가 혼자 새우 먹이를 주다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에 따르면, 전북 군산의 어느 목재 가공회사(목재 개방형 상자를 만드는 공장)에서 근무하던 2000년생 남성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로 발견돼 자살로 추정되는데, 입국한 지 두 달 된 그 노동자는 사측으로부터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네팔로 다시 돌려보내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매일노동뉴스, 2023.07.03. 연합뉴스, 2023.07.05.).

6월 27일(화), 10:12경 경기 안양시의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창틀에 도장 작업을 하던 중 2층 계단 부근 단부에서 계단참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7일이 지난 7월 4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3:54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어느 병원에서 의료기기 업체 ‘GE헬스케어 코리아’ 소속 56세 노동자가 CT 촬영실 내 베드 테이블 하단의 유압모터를 점검하던 중 낙하하는 CT 베드와 바닥 사이에 머리가 끼여 목숨을 빼앗겼다. 20:03경 전남 함평군 엄다면의 어느 수문에서 67세 수리시설 감시원(한국농어촌공사가 도급계약을 수문 관리를 맡김)이 수문 점검과 하천 부유물 제거 등의 작업을 하던 중, 높이 2.5m 아래 하천으로 떨어져 실종됐다가 인근 교각 아래에서 목숨을 빼앗긴 채로 발견되었다.

인간사냥…이주노동 30년, 명동성당 농성 20년이 지나도. 일러스트레이션 슬로우어스. 출처: 한겨레21, 2023.06.29.
인간사냥…이주노동 30년, 명동성당 농성 20년이 지나도. 일러스트레이션 슬로우어스. 출처: 한겨레21, 2023.06.29.

6월 28일(수), 14:49경 경기도 시흥시의 어느 전기설비 보수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활선을 정리하다가 감전되어 사다리에서 떨어져 치료받다가 7월 5일 목숨을 빼앗겼다(ulsansafety.tistory.com). 이 사고는 발생한 지 12일이 지난 7월 10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6:00경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경기도의 어느 차량사업소에서 일하던 서울교통공사 하청업체 소속 42세 노동자 1명이 운행을 마치고 지상에 올려진 서울교통공사 열차에 들어가 냉방기를 청소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목숨을 빼앗겼는데, 그날은 30도에 달하는 더운 날이라 햇볕을 고스란히 받은 열차 안은 뜨거웠다(JTBC 뉴스, 2023.07.11.). 이주노동자노동조합에 따르면, 전북 익산시 황등면의 어느 석재공장 숙소에서 31세 남성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로 발견돼 돌연사로 추정되는데, 그 노동자는 석재를 옮길 때마다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매일노동뉴스, 2023.07.03. 연합뉴스, 2023.07.05.).

6월 29일(목), 05:50경 경북 경산시 어느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지붕 위에서 샌드위치 패널을 설치하던 중 높이 5.4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56일이 지난 8월 24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113:45경 전남 여수시의 어느 조선소에서 64세 노동자가 이동식비계(안전난간 미설치) 위에서 선박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높이 1.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진 사고로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사고 발생 23일 만인 7월 22일 목숨을 빼앗겼다. 이 사고는 발생한 지 26일이 지난 7월 25일 <사망사고 속보>에 올라왔다.

장례식장으로 퇴근한 노동자! 목숨 빼앗긴 현장 노동자의 명복을 삼가 빈다. 별이 져도, 꽃이 져도 어찌 잊으랴!

대한민국 105년 7월 11일

*관련 기사:

“시민권에 앞선 인권”…이주노동자, ‘밥상 나눔’ 말하는 이유(한겨레21, 2023.06.03)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094470.html?_ga=2.39525347.1391179159.1688957979-1404263838.1647078447

편집 : 형광석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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